장애인고용 활성화를 위한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에 예산 300억원을 투입했지만, 3년째 문조차 못 열고 있는 곳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의원(민주통합당)에게 제출한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문을 열고 가동 중인 사업장은 9개소에 불과, 나머지 4개소는 아직까지 설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8년 최초 시험사업을 실시한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은 2008년 3개소, 2009년 5개소, 2010년 3개소, 2011년 2개소 등 총 13개소로 총 300억원의 국고를 지원 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했다. 2010년 국고가 지원된 3개소 중 ‘동행과 나눔’은 2011년말, ‘엘린’은 올해 3월, ‘화니’는 아직 준비중이며, 2011년에 국고를 지원받은 두 사업장 역시 아직 준비중이다.

‘인천 서구 직업재활시설’은 2009년에 12억의 국고를 지원받았지만 무려 3년 동안 설립 준비만 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300억원의 예산을 가져가고도 장애인 291명만이 고용된 게 전부였다. 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8년 당시 다수고용사업장은 장애인을 100명 이상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후 2011년 4월 복지부는 종전의 운영방침을 변경해 총 근로자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근로장애인은 총 근로자의 70% 이상만 고용하도록 했다.

2011년말 장애인 근로자 현황을 보면, ‘대구드림텍’이 48명으로 장애인 근로자가 가장 많았고, 4장짜리 사업계획서로 13억원 국고를 지원받은 ‘엘린’은 장애인근로자가 12명에 불과했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임금기준도 엉망이었다.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 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은 전체 장애인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최저임금(90만2880원)의 80% 이상인 72만2304원이어야 한다.

하지만 2011년말 사업장별 1인당 임금지급현황을 보면, 최고임금을 지급하는 ‘제석근로사업장’이 62만1000원에 불과했다. 이어 포항 바이오파크 58만6000원, 가온누리 49만8000원, 창원시 직업재활센터 48만8000원, 완주 떡메마을 44만4000원, 대구드림텍 40만3000원이었다.

아울러 복지부가 설립된 사업장이 없는 곳에 찾아가 현장점검을 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복지부는 2009년 7월과 10월, 2010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사업장이 설립되지도 않은 곳에 찾아가서 생색만 내고 돌아왔다. 5년간 진행된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 시범사업은 건물이 설립되느냐가 관건일 뿐 중증장애인의 고용모델 창출과는 전혀 무관했던 것. 그나마도 2010년 이후에는 한 번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최 의원은 “2013년 예산에는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이 빠져있다. 복지부는 이제 와서 실효성이 없다며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300억원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임자 없는 돈 취급하며 사업장에 나눠주었던 복지부에게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고, 당시 담당공무원 등 관계자들을 반드시 일벌백계해 차후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장애인 고용문제는 우리가 꾸준히 고민하고 개발해야 할 분야이므로 제대로 된 장애인고용창출 모델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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