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복지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어르신이 있다. 발급 날짜는 2017년 12월로 되어 있다. 실제로 오랫동안 청력 장애를 갖고 있었으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당시 장애 3급으로 늦게나마 복지카드가 나왔다.

나이가 있어 경제활동이 어렵고, 그렇다고 자식들에게 넉넉하게 용돈을 받을 형편도 못 된다. 장애 수당을 신청하려 했으나 같이 사는 아들이 가지고 있는 차량이 1,000CC가 넘는다고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2021년 새해부터 차량 소유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었다고 해서 해당 기관에 연락했단다. 다시 신청해보라는 대답이었다. 규제 완화는 1월부터인데, 2월에 들어서 완화된 사실을 알고 문의한 결과 들은 대답이었다. 장애수당을 받게 될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나, 혹시 소급 적용은 안 되냐고 했더니, 안된다고 했단다.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장애 수당 신청주의를 생각해 본다.

신청주의는 선별주의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선진국은 대부분 보편주의 복지 행정을 펼치고 있고, 한국도 그 추세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많은 행정 처리에서 신청주의를 우선으로 한다. 세상에 잘 알려진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이후에 발생한 몇몇 어려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신청주의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복지 선진국 모델로 꼽히는 스웨덴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1809년부터 옴부즈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즉 장애인이나 복지 사각에 놓인 사람들의 권리 규제를 대행해주는 제도이다. 한국에서도 1994년부터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 이 제도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상황을 알렸을 때 구제받을 수 있다.

신청주의는 공급자 중심 정책, 관료주의적 발상이라 생각된다. 이를 보완하여 장애인이나 복지 사각에 놓인 사람들을 발굴과 관리 더 나아가 알아서 챙겨주는 정책이기를 기대해 본다.

사례에서처럼 복지카드를 소지하고 있음에도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정책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인력을 충원하여 적극적 행정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분위기만 복지 사회가 아닌, 실제적 복지가 실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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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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