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장애 학생의 삶이 질 향상을 위한 심리상담과 행동지원의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장애 학생의 상담 및 심리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학생의 문제행동을 감소시켜 학교에서의 통합교육을 원활하게 돕고, 특수학급에서의 수업 집중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학생들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특수교육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학생의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과 행동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 착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문제행동이 심한 경우 교육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의 바람직한 가치관 및 행동 형성을 위한 상담과 심리치료는 미래 특수교육 실현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장애를 바라보는 편협되고 고정적 관념은 오늘날 장애학생 상담기법들에 대한 발전을 가로막고 현재보다 훨씬 바람직한 행동 형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

아직까지도 특수교육에서 문제행동 발생시 교과서적으로 쓰이는 대처 방법은 응용행동분석과 긍정적 행동지원에 기반한 행동수정 기법들이다. 따라서 문제행동이 발생하면 교사는 타이르기나 벌, 소거 등을 통한 즉각 중재에 나서거나, 장기적으로 접근할 경우 문제행동의 원인이 되는 환경을 수정하고 차별강화 등을 통한 긍정적 행동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수정 기법들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어도 나중에 후유증을 야기하거나 부작용을 일으켜 결코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응용행동분석의 경우 2000년대 이후 서구에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고 심지어 많은 자폐인들에게 PTSD를 유발한다는 보고도 다수 나오고 있다. 자폐성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을 없애고 정상화하는데만 중점을 둔 응용행동분석 기법들은 행동을 교정할 수는 있어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자폐 권리 운동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서구에서는 하나의 큰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자폐 권리 운동가들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반대하고 자폐를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 또는 장애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고 다양성으로 정의한다. 또한 자폐 권리 운동가들은 응용행동분석에 기반한 행동수정 요법들이 너무 비인격적이고 과도한 행동통제를 한다고 하여 반대한다.

이처럼 서구에서는 이미 응용행동분석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하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특수교육계는 이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고 여전히 표준 행동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응용행동분석의 비판으로 등장한 긍정적 행동지원의 경우에도 문제행동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행동의 기능을 파악하여 적절한 중재를 하여 효과를 보기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긍정적 행동지원은 대규모 팀을 이루어 장기간 접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이 학생에게만 집중할 수 없다는 시간적, 물리적,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긍정적 행동지원으로 효과를 본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지 장기 효과에 대한 논문은 찾아볼 수 없다.

정리하면 응용행동분석과 긍정적 행동지원의 가장 큰 한계는 장애 학생을 생물학적이고 유물론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결국 학생의 환경이나 행동을 고치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학생을 행동 계획 세우는 데 참여시키지 않는 성인 중심의 모델이다.

따라서 학생의 진정한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통합 학문적 관점에서 장애를 바라보고, 편협된 관점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여야 하며 또한 행동수정이 아닌 잠재의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상담과 심리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단순히 학생이 속한 환경을 바꿔주고 문제행동을 바람직한 대체행동으로 바꾸려고만 하면 이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고 장기적 효과를 위해서는 학생이 가진 신념과 가치관, 정체성을 바꿔주는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인지능력이 낮은 중증장애 학생이더라도 신념이나 가치관이 없는 것이 아니다. 모든 학생을 존엄한 존재로 보고 신념과 가치관, 정체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즉 잠재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상담 및 심리치료가 이루어져야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해진다.

학생이 문제행동을 안 하는 것은 억지로 대체행동 교수법을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그러한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질 때 문제행동을 안하게 되는 것이다.

1900년대 이후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현대물리학의 여러 분야와 통합학문의 경향성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밝혀내고 있지만 이 발견들이 아직은 우리나라 특수교육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행동도 결국은 대체행동 교수만 해서는 문제해결이 안되고 근본적으로 마음의 작용이 바뀌어야 바람직한 행동이 저절로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장애를 바라보는 편협된 관점에서 벗어나 상위 차원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기법들, 마음의 작용을 바꾸는 심리치료 기법들이 특수교육에 적극 적용되어야 한다.

*이 글은 경기도 의왕시 덕장중학교에 근무 중인 특수교사(교육학박사) 이진식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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