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종옥 부대표. ⓒ에이블뉴스

"자녀를 통합학급에 보냈습니다. 제 아이는 이름 대신 애자라고 불렸고 급우들은 아이에게 애자는 남자와 여자가 있으니 둘이 결혼을 하면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아이 같은 피해자를 만들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5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된 '장애학생을 위한 제대로된 통합교육 정책 요구' 기자회견에서 장애자녀를 둔 부모가 쏟아낸 서울시 통합교육의 민낯이다.

이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종옥 부대표는 자녀를 통합학급이 아닌 지옥으로 보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자녀가 입학 초기부터 학급 아이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녀가 괴롭힘을 당해 함께 학교에 가면 학생들과 부모들, 심지어 학교 교사들까지도 "아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감내를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괴롭힘은 테러로 나타나기도 했다. 학교의 한 아이가 대못으로 김 부대표의 자녀의 신체 일부를 그은 것이다. 잔혹한 행동을 한 아이의 이유는 단순했다. 본인이 보기에 김 부대표의 자녀가 티꺼워 보였기 때문이다.

체육시간은 김 부대표의 자녀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체육 용기구로 괴롭히는 것은 물론 몸부림 치는 자녀의 입에 쓰레기를 넣고 침을 뱉었다. 뒤에서 목을 낚아 채 귀에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약과였다.

김 부대표의 자녀는 이름이 아닌 애자로 불렸다. 애자는 여자와 남자가 있으니 결혼을 하라고 했다. 자녀가 화장실에 가면 볼일을 못보도록 괴롭히거나 문을 열었다. 이 때의 트라우마로 26살이 된 지금도 화장실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

김 부대표는 "우리 아이 같은 아이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이 자리에 나왔다. 교육청은 다시는 나와 같은 엄마를 만들지 말아달라. 정신 똑바로 차리고 통합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장애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궁리해야 한다"면서 "우리들은 제대로된 통합교육이 실현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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