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성일중학교 앞에서 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센터(가칭 서울커리어월드)의 설립 촉구 천막농성에 들어간 장애부모들.ⓒ에이블뉴스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미뤄지고 있는 ‘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가칭 서울커리어월드)’를 두고 한 장애부모의 가슴 아픈 글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6일 자신의 SNS에 "어젯밤 성일중 앞 천막농성장에 있는데.. 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엄마....." 수화기 건너편에서 한동안 말이 없더니 우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대학 2학년생인 딸아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전화해서 운 적이 없었습니다. 딸아이의 울음소리에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너 무슨 일 있지? 왜 그래~???"

한참동안 말없이 울던 딸은...

"엄마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발달장애를 잘 알지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면서 빌어야 해~? 우리가 죄인이야?"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엄마의 무릎 꿇은 사진이 가슴 아팠던 모양입니다.

저는...그저.. "괜찮아.. 남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것 보다 우리 발달장애아이들에게 직업훈련센터가 생기는 일이 천배, 만 배 중요한 일이라서...엄만 괜찮아..."

김 대표는 “발달장애가족이란 이유로 제 딸의 가슴에는 생채기가 생겼습니다. 제 딸아이에게 이런 상처가 곪고 여러 번 딱지가 생기는 일이 수없이 반복되면 이 땅에서 떳떳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길까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 대표는 “성일중에 설치될 발달장애인직업훈련센터를 일부주민들은 그저 "싫다" 이겠지만 저희 발달장애 애미들은 우리 자식들이 일생에 한번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되는 겁니다”라며 “그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우리는 장애 애미로서 자격이 없습니다”고 피력했다.

또 그녀는 “그저 자식에게 생의 의미를 부여할 직업의 기회를 손에 부여잡을 때까지 바둥거리며 끊임없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래도 나는 나의 장애아들과 발달장애인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고 느낄 때 우리 장애 애미들은 자신의 인생이 많이 행복했다고 할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내 발달장애아들이 내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지도..윤호야~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는 역시 아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장애아들을 둔 엄마의 진한 사랑에 그녀의 지인들도 따뜻한 위로의 말들을 전했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계시면 조금 더 노력하겠습니다”, “비장애 우리자녀들은 장애형제의 소외되고 배제되는 것으로 아무 잘못 없이 부모님이 무릎 꿇고 있는 모습 보면 피멍이 들 겁니다. 제발 제발 함께 살자구요”, “저희도 큰 아이한테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도대체 언제쯤 우리는 이런 아픔과 고민을 그만할 수 있을까요.”

한편, 발달장애 부모들로 구성된 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센터 설립을 위한 장애계 공동대책위원회는 6일 현재 성일중학교 앞에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3일째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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