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시험장을 찾은 시각장애 수험생에게 초콜릿과 찰떡파이를 양손가득 쥐어주고 있다. ⓒ에이블뉴스

◆가족 같은 분위기=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시간가량 남은 오전 7시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기 이른 시간에 학부모회 회원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2명은 오늘 안 올 것 같은데? ○○이랑 ○○이는 ○○대학교 수시 붙었잖아” 수능 당일 어떤 학생이 시험을 치르고 어떤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는 이미 줄줄이 꾀고 있는 상황.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학부모들의 도착여부를 확인하기도 하고, 준비한 차를 나누며 서로 이야기꽃을 피워나갔다.

“○○이 엄마 왔어? 이리와서 차 한 잔 해” 차례차례 도착하는 학부모들을 반기고는 다시금 동그랗게 모여 한파와 긴장을 몰아내가며 모두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했다.

시험장을 찾는 학생들에게는 꼭 먹고 가라고 초콜릿이며 찰떡파이를 가득 쥐어주고는 수능을 잘 보라며 부모 같은 마음으로 격려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 학생도 지켜보는 학부모도 기자도 수능이라는 긴장감 보다는 가족 같은 훈훈함이 느낄 수 있었다.

비장애 감독관의 안내를 받아 시험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시각장애 감독관의 모습. ⓒ에이블뉴스

◆학생수보다 더 많은 감독관=수능 당일. 시험장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가장 분주하겠지만 교사들의 걸음도 만만치 않게 분주했다.

이른 아침부터 등교해서 준비하는 본부 인원부터 시험시간이 다가오며 속속들이 들어오는 감독관들까지.

이날 서울맹학교 81, 82, 82, 84 시험장에는 점자해독이 가능한 시각장애 감독관 1명과 비장애인 감독관 2명, 컴퓨터를 담당하는 1명 등 총 16명이 배치됐다.

교육부 지침에는 전맹 장애학생이 시험 시 시험실 당 3명의 시험 감독관을 배치하고, 이중 1명은 점자해독이 가능한 사람으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시험도중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장애인 감독관에게 요청해 지원 받고, 화장실을 갈 경우 비장애 감독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3명만 시험을 치르는 것을 감안하면 교사 1인당 학생을 1명씩 지원하고도 3명이 남는 셈이다. 여기에 복도에 배정되는 4명의 인력은 별도.

올해 수능을 치르는 시각장애 학생이 시험 전 컴퓨터를 확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수능시험장에 컴퓨터 배치=전자시계, MP3 등 작은 전자기기 조차도 반입이 안 되는 시험장에 컴퓨터가 놓여 있는 것도 특별한 풍경이다.

기존에 제공됐던 점자문제지 외에 올해부터는 화면낭독프로그램용 파일도 제공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화면낭독프로그램은 시각 장애인이 컴퓨터 화면에 출력되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음성으로 읽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전까지는 일일이 손으로 문제를 읽어가면서 시험을 치렀지만 올해부터는 원하는 부분을 찾고 들어가며 이전보다 더 수월하게 시험을 치른다.

이를 위해 시험장에는 컴퓨터를 담당하는 1명의 감독관이 임명됐으며 학생들은 감독관의 도움을 받아 혹시 모를 컴퓨터의 이상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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