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최미영 사무국장.ⓒ에이블뉴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수는 19만명 정도. 하지만 현재 한국의 발달장애인의 지원시스템은 생애주기별 단절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인으로 전환된 이후 적절한 지원체계가 미흡한 실정. 그렇다면 선진 모범사례인 영국의 성인발달장애인 전환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최미영 사무국장은 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인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한 직업중심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대안 토론회’에 참석, 영국의 specialist College의 연수 경험을 소개했다.

■영국의 교육서비스는?=영국에서는 정규기본교육이 16세까지 비장애인과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통합교육서비스를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혹은 교육에 대한 욕구가 특별할 경우 특수학교에서 정규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규교육과정을 마친 16세 이후에 교육서비스를 더 원하는 경우에는 specialist College를 입학할 수 있다. 자신이 직장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16~18세 내에서 직장생활을 경험하고 나중에 입학할 수 있다.

specialist College의 교육 목표는 장애인의 성공적 성인 전환을 목표로 독립생활과 직업능력을 교육함으로써 보편적인 시민으로써 삶의 모습을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한다. 영국 전역에 70여 개의 specialist College가 존재하며, 각 학교들은 장애 정도, 교육의 컨텐츠에 따라 일정부분 특성화돼있다.

National star college는 중증의 중복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Lufton college의 경우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준비돼있다. Fairfield farm colloge, William morris college는 경증장애 학생들에게, Ruskin mill college는 학대, 방임 등을 경험한 장애학생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모를 떠나 독립생활 ‘지원’=공통적 교육 컨텐츠는 독립생활교육과 직업교육이다.

먼저 모든 college에서 학생들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독립생활을 위해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을 구분해 교육을 제공하며, 교과목을 통해 사회생활은 다양한 지역사회 참여 활동을 통해서 제공된다.

개인생활의 경우 지역사회 내에 위치한 기숙사를 통해 직접 자신의 방과 주방, 거실을 가지고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독립생활에 대한 능력은 교육과정 속에서 세부항목으로 구분해 3개월 단위의 평가를 통해 수행이 가능한 항목과 가능하지 않은 항목을 확인하고 가능하지 않은 항목을 성취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학교에서는 취업 뿐 아니라 학교를 졸업한 후 얼마나 자신 스스로 행복한 존재임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업교육은 학생들이 사회의 일환으로서 일정의 역할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으로서,대부분 내부실습과 외부실습으로 구분된다. 내부실습은 학교 내에 설치된 레스토랑, 카페, 농장, 목공, 엔지니어링 등 학교의 특성에 따라 준비된다.

내부실습을 통해 직업기술, 대인관계기술, 직업활동에서 지켜야할 규칙, 작업과정에서의 안전수칙 등을 학습하게 되며, 이는 외부실습을 위한 기초가 된다.

외부실습은 학교의 인근 지역사회 내에 있는 업체에서 이뤄지며, 고용주와의 협의를 통해 실습지를 섭외한다. 학생들은 외부실습을 통해 직업활동과 동일한 환경과 역할을 경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독립적 직업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지원한다.

내부실습과 외부실습은 모두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 본인의 원하는 직종에서 수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인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한 직업중심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대안 토론회’.ⓒ에이블뉴스

■철저한 ‘개별화된 교육시스템’= specialist college의 주된 목표, 바로 독립생활과 직업생활을 통한 개별화된 교육이다. 각 학생마다 갖고 있는 능력과 특성, 이루고 싶은 꿈, 원하는 삶의 방식이 모두 다른 만큼 교육도 개별적이다.

입학 초기 이뤄지는 사정과 학생과 부모, 그 외 학생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개별화교육계획 회의를 통해 개별화교육계획을 수립하게 되며, 그에 따른 교육시간표를 구성하게 된다.

사회복지사는 코디네이터로서 개별화교육계획에 따라 필요한 전문가와 그에 따른 교육을 학생과 함께 결정해 개별화된 시간표를 구성하게 되며, 개별화교육계획은 6개월 혹은 1년 이후 재점검을 통해 변경되기 때문에 시간표 역시 변경된다.

specialist college는 hen 교내 기숙사나 지역사회내 주거시설을 갖고 있다. 바로 24시간 독립생활교육시스템이다. 하루 24시간은 모두 학습의 시간으로 활용되며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독립적인 공간을 활용하면서 씻기, 먹기, 정리 등의 개인관리기술을 학습한다.

이때 기숙사의 스텝의 주된 역할은 학생들이 주거환경에서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내용을 점차 확장시키고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활동의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특히 Key-worker는 각 학생들이 배워야할 독립생활 영역별 세부내용에 따른 변화과정을 기록하고 이를 평가하고 조정한다.

또한 기숙사 내에서 필요한 일들을 학생들의 독립생활교육을 위해 학생들이 모두 책임을 지고 수행토록 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치회의를 통해 책임분담표를 구성해 음식과 청소 등의 공동역할을 나눠 수행한다.

■발달장애인 위한 보완적 의사소통=발달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보완적 의사소통도 있다. 수업진행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공통적으로 수신호나 그림의 의사소통판을 사용하며 그에 따른 안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내 모든 안내판, 수업시간표에 글자와 함께 그림을 비치하고 수업진행시에도 그림판을 제공해 글을 읽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보완적 의사소통을 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항상 개개인마다 언어치료사가 의사소통 방법 평가 및 그에 따른 기능적이고 대체적인 의사소통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림의사소통, Proloque2go 어플을 사용한다. 특히 의사소통 어플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등 장비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학교 예산은 교육부의 지원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교육부가 학교에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형태는 아니며, 상당히 복잡한 산정기준을 통해 개인에게 기금을 제공하는 형태다.

개인이 지방정부에 자신의 교육기금을 신청하게 되면 이를 신청자와 관계된 부모, 사회복지사, 특수교사,공무원 등의 관계자들과 논의해 필요한 정도를 확인하고 결정된 필요를 지방정부가 교육부에 신청해 기금을 획득하게 된다.

획득한 기금을 통해 개인은 교육비를 학교에 제출하게 된다. 학교가 특성화 돼 있는 만큼 학교 규모, 장애 정도, 교육컨텐츠에 따라 각 학교의 운영예산은 차이를 띠게 된다.

황 사무국장은 “영국의 발달장애인들은 성인전환교육시스템을 통해 보편적인 시민으로 성장하고 사회적 역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있다. 최소한 자신의 삶의 의미를 갖지 못한채 시간만 흘러가는 무기력한 삶은 요구되지 않는다”며 “발달장애인의 성공적인 성인전환을 위해서는 독립생활과 직업에 관한 특성화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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