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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의 장애인 차별, 진짜 ‘차별’일까?

개발원 발간 ‘교육에서의 장애차별 예방 매뉴얼’ 소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11-06 13:55:19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지 5년, 법이 시행되면서 장애인의 차별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규정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차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교육에서의 장애차별 예방 매뉴얼’을 발간했다. 매뉴얼 속 사례를 중심으로 장애학생이 자신의 평등권을 제대로 요구하기 위한 힘을 보태고자 한다.


■“우리아이 장애가 혐오스럽나요?”=한 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영아와 지적장애를 가진 영아가 같은 어린이집에서 지내는 것을 꺼린다는 이유로 해당 장애영아의 입학을 거부했다.

이 입학 거부의 이유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혐오로, 이는 해당 영아가 학부모들이 혐오하는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사유로 그 영아를 불리하게 대우한 것이다. 만약 이 영아가 지적장애를 가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학무모들이 그 영아를 혐오하지 않았더라면 어린이집 원장은 영아에 대해 입학 거부라는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지적장애인에 대한 혐오는 그 불리한 대우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고객, 동료 등의 혐오는 그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정당한 사유는 무엇일까? 어느 초등학교가 신입생에게 입학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면서 유독 청각장애를 가진 아동에게는 장애로 인한 청각 기능 손상에 대해 의사 소견서를 추가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다른 학생과는 달리 장애 학생에게만 의사소견서를 제출하게 한 것은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학교 측은 이 청각장애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 교재를 제공하기 위해 청각 기능의 손상 정도를 알아야 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학생에게 의사 소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학생에게 필요하고 적절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서류 제출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이 불가피할 경우, 추가 서류 요구라는 불리한 대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의사 소견서가 맞춤형 교육 교재를 제공하는 데 합리적으로 필요한 것이라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사유가 아닐 소지가 있다.

■교실에서 차별은 ‘비일비재’=사수업의 조리실습을 하면서 가스레인지 조작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담당교사가 장애학생의 수업참여를 허락하지 않아 특수교사의 설득이 필요했다. 이처럼 실험도구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업에 참여시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장애로 인한 가스레인지 조작의 위험이 무엇인지 특정하지 않고 그 위험의 개연성이 어느 정도인지 나름대로의 객관적으로 판단함이 없이, 그리고 그 개연성을 낮출수 있는 인적 보조와 같은 조치를 정당한 편의 차원에서 검토함이 없이 수업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차별이다.

이동수업에서도 장애학생들은 차별을 느낀다. 일반학교에서 이동수업이 많거나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들어야 하는 경우, 인원이 많으면 장애학생을 빼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A반에 소속된 장애학생이 선택과목으로 중국어를 신청했는데, 그 과목을 신청한 학생이 많으니 교실이 좁다는 이유로 담당 교사는 특수교사에게 장애학생의 수업신청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또한 일반학급에서 선도학급 공개수업을 하면 장애학생을 배제시키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해당 장애학생의 어머니가 참관한 공개수업 시간에 장애학생이 없어 황당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개수업에서 장애학생을 배제시킨 것은 어떤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차별이다.

반면, 차별이 아닌 경우도 존재한다. 수업 시간 중 자폐성장애를 가진 학생이 분노를 폭발했다. 이 같은 분노폭발로 인해 다른 학생들의 수업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원생을 다른 원생과 분리를 시키는 것은 차별이 아닐 소지가 있다. 다만, 이러한 분리 시에 유치원 측은 그 원생에게 적절한 대체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괴롭힘에 대해 구분이 필요해요=정신장애를 가진 중학교 학생이 수업 시간 중 옆의 동료와 다툼을 벌였다. 이에 교사가 해당 학생에게 ‘병원에 있지 학교에는 왜 왔느냐’라고 조롱조의 말을 하면서 질책을 했다.

해당 학생이 장애인이 아니었더라면 교사는 이러한 표현을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는 장애를 이유로 한 표현에 해당한다. 또한 이러한 언어는 정신장애인에게는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 이는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에 해당된다.

만약 앞서 예에서 교사가 다툼을 벌인 두 학생에게 ‘여기가 너희들 안방이냐? 이 나쁜 놈들아!’라고 하면서 입에 담기 어려운, 그러나 장애와 무관한 욕을 했을 때 해당 장애학생이 이 때문에 모욕감을 느끼더라도 이는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이 아니다.

괴롭힘은 신체 행위로까지 이어진다. 초등학교에서 아동들이 지체장애로 인해 한쪽 발을 저는 동료 장애아동에 대해 이름 대신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로 부르거나, 장애아동의 신체를 툭 치고 도망가면서 자신들을 잡아보라고 놀리는 행위를 하는 경우, 이는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이다.

참고로, 이 예에서 아동들이 지체장애 아동에게 돌을 던지는 행위를 했다면 이는 괴롭힘이 아닌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폭행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해서 뿐 아니라 ‘형법’, ‘소년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등에 규율될 수 있다.

학교에서 장애아동에 대한 괴롭힘이나 폭행이 발생하고 이에 대해 피해를 당한 장애아동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거나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경우, 해당 학교가 최근에 이의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고, 피해 아동의 고충을 처리하기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 학교 측의 책임은 일정 정도 경감될 소지가 있다.

단, 방지책도 필요하다. 한 중학교 2학년 지적장애학생은 1학년 때부터 수개월간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폭행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 가해 학생들 중에는 유치원 때부터 같이 다닌 학생도 있었다. 해당 중학교 모 교사는 동료 학생들이 해당 장애학생이 어릴 땐 귀여워서 볼을 꼬집고 놀리기 시작했다가 장애학생이 커서도 저항을 하지 않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장애학생은 괴롭힘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이 때문에 괴롭힘이 지속되고 동시에 폭행 등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을 방지하기위해 교육책임자는 장애학생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접근해 피해 사실을 토로하고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고충처리절차를 구축해 운영해야 한다.

■이건 정당한 편의 제공이 맞나요?=‘휠체어용 책상을 쓰면요, 진짜 소외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왜냐하면 그 책상은 항상 앞쪽 구석에 있거나 뒤쪽 구석에 있거든요. 그런데 제 친한 친구들은 저쪽에 앉고 싶은데 나 때문에 이쪽으로 오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휠체어 사용 장애학생에게 휠체어용 책상을 제공하는 경우, 단지 접근성을 이유로 휠체어용 책상을 교실 또는 강의실 앞이나 뒤 쪽의 구석에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소지가 있다. 휠체어용 책상을 배치할 때 이를 이용하는 장애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공간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고려는 정당한 편의에 해당한다.

장애학생 소유의 전동 휠체어가 학교에서 갑자기 고장이 났고 이를 수리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 학생은 당장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럴 경우 학교 책임자는 그 고장이 교내에서 쉽게 수리할 수 있는 것이라면 행해야 한다.

교내에서 수리하기가 어려운 고장일 경우에는 장애학생이 외부 수리 센터 등에 연락을 취해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만약, 그 수리가 상당한 시간을 요할 경우에는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수동 휠체어 등을 제공해 수업에 임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단, 장애학생 소유의 전동 휠체어를 교내에서 수리할 때 부속 교체 등으로 인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경우, 학교 측이 이를 부담할 의무는 없다.

“나는 시각장애학생인데 시험문제에 ‘화학구조식을 그리시오’가 나오면 대책이 없다. 대필을 구해도 문제만 읽어줄 뿐이지, 문제까지 풀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교수님에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해도 아무런 대안을 주지 않는다”

시각장애학생은 장애로 인해 화학구조식 같은 그림을 그대로 그리는 학습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러나 화학구조식의 구조적 특징에 대해서는 학습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수는 평소 수업시간에 장애학생을 고려해 화학구조식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 강의할 필요가 있으며, 시험을 볼 때 장애학생의 경우에는 그 구조적 특성을 적으라는 문제를 줄 필요가 있다. 이는 정당한 편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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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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