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이 있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를 위한 하이패스. ⓒ(주)패스빌

한국도로공사의 하이패스 시스템은 지난 2000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개방형)에 최초로 설치된 이후 현재 전국 261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확대 운영되고 있지만, 통행료 할인 면제 혜택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은 본인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용대상에서 제외 되고 있다.

장애인들과 관련 장애인 단체들은, 이렇게 하이패스 시스템이 도입된 지 7년이 지나도록 장애인과 유공자 할인을 해결하지 못한 것은 도로공사의 문제 해결 의지 부족 때문이라며 장애인의 불편을 방치하는 도로공사의 각성을 촉구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장애인들이 통행료 할인을 받으면서 하이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기술은 하이패스 생산업체 (주)패스빌이 개발했으며 생산은 정립전자에서 맡는다. ㈜패스빌이 개발한 할인· 면제 대상자용 통행요금징수 단말기시스템은 기존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및 면제 대상인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의 차량 탑승 여부를 지문인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서 특허출원 및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인 상태다.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 도로공사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의 지문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이들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에는 지문인식이 가능하고, GPS모듈이 장착되어 위치정보가 제공되는 하이패스 단말기를 장착하면 된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운전자는 하이패스 톨게이트 전 2Km 지점에서 음성안내를 통해 자신의 지문을 인식하고, 톨게이트에서는 차량 통과 시에 자동으로 이를 확인, 이용료를 감면하는 방식이다.

패스빌에 따르면 적용되는 지문 인식 시스템은 인식에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0.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존 지문인식 출입 시스템처럼 1대 다수의 인증이 아닌 자신의 지문 여부만이 그 인식 대상이 되므로 인증률 자체도 문제시 되지 않고, 반도체 지문인식 방식을 적용하며 위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패스빌 관계자는 “본 신기술의 개발 배경으로 하이패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불편함에 주목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는 기존 통행료 할인·면제 정책이 하이패스에 적용될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용과 부작용을 본 신기술로 차단해 장애인 및 국가 유공자가 첨단기술의 개발로 발생한 혜택인 하이패스의 신속성, 편리성 등을 평등하게 수혜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의 적용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한국도로공사는 물론 보건복지가족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 제안 및 협의 과정을 진행 중 ”이라고 전했다.

패스빌은 전 건설교통부를 통해 하이패스 장애인 사용 제안서를 제출했고, 한국도로공사에서 검토 지시를 내려 정립전자에서는 2007년 12월 한국도로공사 운영팀을 방문해 협의를 진행했다. 이때 한국도로공사 운영팀은 하이패스 위·변조 사용, 비싼 가격 등을 이유로 불가 방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빌은 “하이패스 지문인식에 온도를 집어넣으면 스카치테이프 등을 통해 위·변조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패스빌은 “한국도로공사는 무조건 안 된다고 불가 방침을 내릴 것이 아니라 먼저 시범적으로 장애인들이 사용을 해보고 문제점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불가 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4일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지역사무소에 장애인 할인이 불가능한 하이패스 시스템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진정서를 제출한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산지역포럼은 “어떤 방법이든지 사용을 해보고 발전시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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