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스마트 타이어 사용 경험담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펑크방지제와 런플랫타이어에 대해 간략히 경험담을 공유하겠습니다.

펑크가 나도 일정거리주행이 가능한 런플랫타이어와 실란트방식의 펑크방지제. ⓒ이평호

제가 하는 이야기는 저의 주관적인 경험담입니다. 그리고 보조공학기기 사용자가 제대로 알고 사용할 때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해 적어 봅니다.

첫 번째로 만약을 위해 펑크방지제를 휠체어 타이어에 주입했던 것이 수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효과가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자동차 바퀴와 휠체어 바퀴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자동차나 휠체어는 펑크가 나지 않고 오래 사용하기를 원하는 것이나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같습니다.

자동차의 펑크방지 타이어 또는 기술로는 대략 2~3가지 정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먼저 합성수지로 된 펑크방지제를 타이어 튜브 안에 주입하여 펑크가 났을 때, 공기를 주입하여 구멍을 메꾸는 방식이 있습니다. 또한 런플랫 타이어라고 해서 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주행 가능한 것이 있고,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 노에어(no air) 타이어입니다. 대략 이 정도가 자동차에서 펑크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제품과 기술입니다.

제가 예전에 휠체어용 스마트 타이어를 사용했었는데, 이것이 휠체어와 맞지 않았는지 빨리 단종되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스마트 타이어 다음으로 나온 것이 젤 타입의 휠체어용 펑크방지제입니다. 기존에 자동차나 모터바이크용 펑크방지제는 접착제 형태로 펑크가 났을 때 구멍을 메꾸지만, 타이어 안의 튜브와 타이어가 붙을 경우 타이어만 교체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사용한 휠체어 전용 펑크방지제는 접착제처럼 굳는 것이 아니라 연성으로 펑크 난 곳을 메꾸는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펑크방지제를 주입하고 나서 페이스북에서 지인들에게 공유는 했었지만, 그동안 펑크가 나지 않아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얼마 전 펑크가 나서 펑크방지제의 효과를 확인하게 된 지금 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바퀴에 펑크방지제 주입 모습. ⓒ이평호

먼저 펑크방지제의 효과와 기능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3가지 펑크방지 제품 중 펑크방지제는 실란트 기능으로 평소 튜브 안에 주입되어 들어있다가, 구멍이 나서 공기를 주입한 후 바퀴를 굴려주면 펑크방지제가 그 구멍을 메꾸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저 역시 휠체어 타이어가 커터칼 날에 찔려 펑크가 나서 곤란했었는데, 다시 공기를 주입하는 것으로 응급상황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펑크방지제의 추가 기능은 공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보완하는 것 같습니다. 대략 휠체어 타이어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공기압을 체크 하고 공기를 주입해 주어야 하는데, 펑크방지제를 넣고 사용해 본 바로는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이 덜하다는 느낌이었고 자주 공기를 다시 넣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또한 적정 공기압이 유지되어 휠체어 주행에도 안정감이 있고, 타이어의 사용 마일리지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타이어가 1.5 cm 길이와 1~2 mm 정도의 굵기까지 펑크 방지가 되었다면, 펑크방지제는 길이 1.5 cm 이상이나 굵기가 3~4 mm 정도의 물체에 뚫려도 구멍 난 곳이 메꾸어져 공기주입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타이어가 핀이나 압정에도 구멍이 나지 않는다면, 펑크방지제는 작은 못이나 송곳 같은 것으로 뚫려도 구멍이 메꾸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런플랫타이어와 스마트타이어. ⓒ이평호

다음으로 런플랫 타이어는 타이어 내부의 측면을 보강하여, 펑크가 나서 공기가 빠져도 완전히 찌그러지지 않고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 타이어가 공기가 완전히 빠지 0기압일 때 완전히 찌그러지는 반면, 런플랫타이어는 반 이상은 찌그러지지 않는 기능입니다.

자동차용 런플랫타이어는 현재까지 고가여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고급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펑크가 났을 때 80킬로까지 주행이 가능한 기능입니다.

개인적으로 전동휠체어용 런플랫타이어가 공기가 빠진 상태에서 주행 마일리지가 얼마나 나올지 테스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펑크가 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런플랫타이어에서 공기가 빠진 상태에서 장시간 주행이나 사용하면 타이어 측면이 완전히 무너져 기능이 상실되면 재활용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런플랫타이어는 펑크가 나오 일정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이평호

이번에 새로 나온 휠체어용 런플랫타이어를 며칠 동안 사용해 보았고, 교체하면서 업체에서 확인해 본 바로는 실제 튜브의 공기주입구의 코어를 제거하고 공기를 완전히 빼낸 후에도, 타이어가 주저앉지 않고 주행이 가능하였습니다.

튜브밸트 코어가 있는 바퀴. ⓒ이평호

휠체어 런플랫타이어 앞바퀴 공기 빼고 주행

휠체어 런플랫타이어 뒷바퀴 공기 빼고 주행

개인적으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주행할 때의 충격이 몸으로 덜 올라오도록 하는 것인데, 런플랫타이어를 며칠 동안 사용해 본 바로는 인도턱을 올라갈 때나 과속방지턱 또는 점자블럭을 지나갈 때, 기존 에어 타이어로 주행할 때보다 승차감이 좋았습니다.

그 이유가 타이어 측면에 보강된 것이 충격 흡수를 위한 쇼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외로도 런플랫타이어의 기능은 타이어의 마모도가 덜 하여 기존 타이어보다 1.5배 정도 주행거리가 더 나옵니다. 그리고 대부분 타이어의 공기압은 50 pp 정도가 꽉 차는데, 런플랫타이어는 타이어의 두께가 있어서 권장 공기압의 60%를 넣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기를 넣을 때, 처음에는 타이어와 튜브가 휠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공기압을 빵빵하게 넣었다가, 자리를 잡은 후 다시 권장 공기압의 60%가 되도록 공기를 빼주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공기압의 80%를 넣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통타이어보다 에어타이어를 선호하는 것이 공기압의 조정으로 개인의 선호도에 맞게 승차감을 맞출 수 있고, 회전할 때 바퀴의 회전율이나 마찰률, 즉 제동거리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펑크가 나면서 런플랫타이어로 교체하고 펑크방지제를 다시 주입하여 타이어에 두 기능을 튜닝했는데, 다음에 펑크가 나면 수리업체나 공기주입할 수 있는 곳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에 어떻게 이 두 기능이 사용되는지 경험담을 공유하겠습니다.

펑크방지제 사용기

지난 주말 한 시간에 한 대씩 있는 신창행 지하철을 타려고 집을 나섰다. 대개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장애물 없이 전속으로 주행하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그 날은 신호등에 걸리고 사람들을 피해 가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타려고 했던 지하철은 놓치고 40여 분 기다렸다가 다음 지하철을 타고, 2시간 후 신창역에 도착 후 플랫폼을 나왔는데, 마침 마중 나온 활동지원사가 휠체어 바퀴 바람이 빠졌다고 했다.

조금 전 지하철에서 휠체어를 돌려 나올 때까지도 이상을 못 느꼈는데, 오른쪽 뒷바퀴가 바람이 빠져 축쳐져 있어 당황했다.

펑크가 왜 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휠체어 바퀴를 살펴보니, 새끼손톱 길이 정도의 납작한 금속이 타이어 홈 사이에 박힌 것을 찾았다. 일순간 어이가 없었다. 대부분 금속판(칼날 같은 것)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면 납작하게 누워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것이 타이어 홈 사이에 박힐 수 있는지 어이가 없었다.

커터칼날이 박힌 타이어. ⓒ이평호

일요일이라 수리하는 곳도 문을 닫았을 테고, 더군다나 지방이라 수리하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시 집으로 가려고 해도, 전동휠체어는 두 바퀴가 교차 되면서 방향전환과 주행이 되는 것이라 한쪽 바퀴로는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런 경우 보행이 어려운 전동휠체어 사용자는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고립 상태가 된다.

그 순간 번득 떠오른 것이 재작년 2017년도 가을 즈음 휠체어 바퀴 4개에 휠체어용 펑크방지제를 주입했던 것이었다. 공기만 다시 넣을 수 있으면 다음 날 월요일까지라도 급한 대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다 좋은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꼭 위급한 상황은 겹쳐서 난다. 중요한 약속이 있거나, 수리센터가 문을 닫은 날에 휠체어가 고장 나거나 타이어가 펑크 나는 것이다.

일요일도 하는 곳을 생각해 보니, 자동차사고 긴급출동하는 카센터가 떠올랐다. 우선 검색 후, 가까운 곳을 찾아 전화해서 문의하니 휠체어 바퀴 공기주입이 가능하다고 하여 찾아갔다.

카센터 직원이 휠체어 바퀴를 보더니 ‘어, 카본 타이어네’라고 했다. 주로 자동차에서 카본 타이어를 많이 보았을 것인데, 휠체어에 카본 타이어가 있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타이어에 박혀 있던 금속을 확인한 후 빼보니, 세모난 커터칼 날 끝이었다. 도대체 누가 찌르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것이 휠체어 바퀴에 박힐 수 있는지... 참 황당했다.

직원이 렉카차의 공기주입기로 바람을 넣어 주었다. 공기주입 후, 튜브 안의 펑크방지제가 구멍 난 곳을 잘 메꿀 수 있도록 바퀴를 굴리기 위해, 인도를 몇 차례 왔다 갔다 주행했다.

다행히 일단은 타이어의 바람이 빠지지 않았다. 응급상황을 위해 펑크방지제를 넣어 놓은 것이 효과가 있어, 이번처럼 수리할 수 없는 주말을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틀째, 다시 뒷바퀴가 쳐지기 시작했다. 침같이 뽀족한 것에 찔린 것이 아니라 칼날면으로 찢긴 상태라서 빨리 바람이 빠지는 것 같았다.

아예 튜브를 교체해야 되는 것이라, 전동휠체어 구매 후 A/S를 받던 OO업체에 펑크로 튜브를 교체하겠다고 문의하니, A/S 예약은 되고, 기존에 펑크 방지 타이어로 나왔던 스마트 타이어를 업그레이드한 런플랫타이어가 판매 예정이라고 하였다.

거리가 멀어 자주 갈 수 없어, 혹시 런플랫타이어로 교체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샘플로 들어와 있는 것으로 교체해 주겠다고 하여, 다음 날 곧바로 업체를 방문했다. 타이어와 튜브, 펑크방지제를 모두 교체했다.

*이평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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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호 칼럼리스트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공학을 전공했으며, 보조공학기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아는 장애인들이 보조공학기기 관련 정보와 사용하고 있는 보조기구의 관리 요령들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남의 일 같지 않았다.장애인당사자로서 사용하고 체험한 기기들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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