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사용하면서 많게는 한 달에 세 번이나 펑크가 나서 곤란을 겪은 적도 있었다. 대학을 다닐 때 복도를 지나면서 게시판에서 떨어진 압정이나 타카핀에 찔린 경우였다.

특히 타카핀에 찔린 경우, 핀이 타이어에 박힌 후 부러지면서 안쪽에 박혀 있으면 튜브를 갈아도 또 펑크가 나기도 했다. 학생 입장에서 타이어 교체비용 뿐만 아니라 출장비를 부담하는 것이 힘들었던 쓰라린 경험이었다.

전동보장구의 타이어는 에어 타이어, 통타이어 등이 있다. 주로 에어 타이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타이어가 공기튜브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지면에서 올라오는 충격 흡수를 잘 하는 반면 압정 등 뾰족한 물체에 쉽게 터지는 단점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통타이어가 나왔다.

통타이어는 공기튜브 대신 우레탄이나 합성수지를 사용하여 펑크 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였으나, 충격 흡수가 잘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최근 전동휠체어 AS를 받던 중 통타이어의 펑크 방지 기능과 에어 타이어의 충격 흡수 기능을 하는 새로운 타이어가 출시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사용하던 에어 타이어의 수명이 다 되어 교체하려던 참이라 새로 출시된 스마트 타이어를 사용해 보기로 하였다.

마침 업체에서 제품의 사용자평을 요청하여 샘플 제품을 테스트 사용해 보고 평가해 보기로 하였다.

사용 평가의 초점은 기존 에어 타이어에서의 충격 흡수 기능과 통타이어의 펑크 방지라는 두 가지 기능이 스마트 타이어에 구현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두기로 한다. 그리고 사용평은 필자가 9년간 에어 타이어를 사용한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1. 압정 박았다 뽑는 영동상

압정 테스는 여러 가지 테스트 중 맨 마지막에 하였다. 업체 관계자의 말로는 압정에 의한 펑크는 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에어 타이어를 사용하면서 펑크로 인해 여러 번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마트 타이어 앞바퀴 압정 밟고 주행 사용평

주로 주행할 때 앞바퀴부터 지나가므로 우선 테스트에서 압정 5개를 불규칙하게 바닥에 깔아 놓고 주행하면서 앞바퀴 타이어에 압정이 박히게 해보았다. 압정들은 타이어가 지면에 닿을 때 고루 박혔다.

스마트 타이어 뒷바퀴 압정 밟고 주행 사용평

앞 타이어와 같이 압정이 고루 박힐 수 있게 하고 주행해 보았다.

스마트 타이어 앞, 뒤 바퀴 압정 뽑고 주행 사용평

압정이 박혀 있어도 공기가 금방 빠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앞뒤 타이어에 박힌 압정을 뽑고 주행해 보았다. 앞뒤 타이어에 박힌 11개의 압정을 모두 빼고 주행해 보았는데 공기가 빠지지 않았다.

압정을 빼는 과정에서 압정 핀은 타이어에 박힌 채 압정 머리만 떨어진 경우가 앞뒤 타이어에 각각 1개씩 있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타카핀과 같이 타이어에 박힌 경우였다. 이 경우 장시간 사용하여 핀이 충분히 안으로 박히도록, 뽑지 않은 채 테스트 장소에서 집까지 주행해 보았다.

집에 도착하여 압정핀을 공구로 뽑았는데, 그 뒤로 현재까지 펑크는 나지 않았다. 이것으로 압정에 의한 펑크가 나지 않는 제품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스마트 타이어의 개발 동기가 전동휠체어의 사용 환경에서 압정에 의한 펑크가 잦은 것을 고려하여 압정에 의한 펑크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다만 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핀의 길이가 1.5cm 이상이면 펑크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스마트 타이어가 압정에 의한 펑크 방지가 가능한 것은 기존 타이어와 튜브 사이에 덧대어진 펑크 방지 패드 때문이다. 개발 업체 엠코리아 관계자의 이야기로는 스마트 타이어는 국내에서만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기존 CST 타이어를 수입하여 펑크 방지를 위해 기능성가드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것이라고 한다.

펑크방지 기능 외에도 통타이어보다 배터리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것은 지면 접지력과 마찰력이 좋아 모터에 과부하를 덜 주게 되기 때문이다.

2. 스마트 타이어 보도블럭 보도턱 사용평

보도블럭과 턱을 지나다닐 때에 느낌은 기존 에어 타이어보다 부드럽게 느껴졌다. 사용하기 전에 에어 타이어보다 충격이 덜 흡수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용해보니 에어 타이보다 충격 흡수가 더 좋아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펑크 방지 패드가 들어가서 타이어 부분이 더 두꺼워져서 딱딱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 펑크 방지 패드가 쿠션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앞 바퀴를 C-248에서 C-154로 변경하였다. 바퀴의 면이 납잡한 것에서 둥근 형으로 바뀐 것이다.

바퀴의 재질과 디자인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턱을 오르내릴 때도 충격이 덜 느껴진다.

3. 스마트 타이어 빗면 경사면 사용평

빗면과 경사면에서 접지력이 좋아서 미끄러지지 않고 방향전환이 용이해 주행하기가 편안했다. 대각선으로 기울어진 곳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 휠체어가 기우는 쪽으로 몸이 기울어지지 않게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둘째, 휠체어는 대각선으로 기울어진 면에서 방향 변환을 하면서 직진해야 한다. 이 때 면의 기울어진 각도를 판단하면서 미끄러지지 않게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타이어의 성능 중 빗면과 경사면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접지력과 경화성이다. 접지력은 타이어가 헛돌지 않고 바닥면을 굴러가는 힘이다. 만약 접지력이 떨어지면 경사면에서 공회전 또는 미끄러지게 된다.

타이어의 경화성은 타이어가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면서 딱딱해지는 성질인데, 타이어의 접지력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타이어도 유통기한이 있는데, 오래될수록 타이어는 경화된다.

스마트 타이어는 cst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cst 타이어는 수입되는 전동휠체어와 스쿠터에 많이 사용된다. cst(창신)는 대만의 타이어 제조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이어 브랜드이기도 하다.

cst 타이어는 오토복 휠체어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휠체어 업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cst 타이어의 경우 재고율이 적고 유통이 빨라 경화율이 낮다고 하였다.

4. 스마트 타이어 파손된 인도 멘홀 덮개, 비포장 산책길 사용평

파손된 인도와 맨홀 뚜껑의 울퉁불퉁한 면을 주행해 보았다. 파손에 따른 요철이 심했지만 승차감은 기존의 에어 타이어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동영상으로는 잘 전달되지 않지만, 비포장 산책길에서는 지면특성상 휠체어에 흔드림과 충격이 있어 주행이 역시 어려웠다.

그리고 이번에 필자가 사용한 스마트 타이어는 카본블랙 타이어다. 카본블랙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카본을 함유하여 마모를 줄여서 약 30% 정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카본블랙 타이어가 비포장이나 요철이 많은 환경에서 사용할 때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된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일상생활에도 수명 긴 검정타이어를 추천한다)

5. 스마트 타이어 공원 산책길 과속방지턱, 모래 덮인 길 사용평

공원 산책길에서는 울퉁불퉁 요철이 심하여 비포장 산책길과 같이 주행이 어려울 정도로 충격이 심했다. 요철이 심한 구간에서의 테스트에서 느낀 것은 지면 자체가 좋지 않아 속도를 줄이면 방향 컨트롤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속방지턱과 모래 덮인 차도에서는 기존 타이어보다 주행이 훨씬 편했다.

인도가 좁거나 파손되어 통행이 어려우면 차도로 주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차도를 주행할 때 어려운 것은 과속방지턱이 높은 경우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의 충격이 심한 것이다. 스마트 타이어를 사용한 바로는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충격이 많이 완화되었다.

이번에 내가 타이어를 교체하기로 한 것은 경사진 곳에서 모래 또는 흙과 같이 이물질이 있을 때 미끄러지거나 공회전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 모래가 덮인 구간에서 테스트해 본 바로는 속도가 줄거나 바퀴의 미끄러짐은 없었다.

나는 앞 타이어를 C-248의 평평도가 높은 것에서 C-154의 둥근형으로 교체하였는데 사용성 면에서는 회전 반응 속도가 빨라졌으며, 장애인콜택시의 작은 리프트에서 후진해서 나올 때 바퀴가 걸리는 것이 덜하였다.

사용자의 환경과 주행 패턴을 고려하여 타이어의 디자인과 크기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평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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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호 칼럼리스트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공학을 전공했으며, 보조공학기기 개발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주변의 친구들이나 아는 장애인들이 보조공학기기 관련 정보와 사용하고 있는 보조기구의 관리 요령들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남의 일 같지 않았다.장애인당사자로서 사용하고 체험한 기기들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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