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장비를 설명하고 있는 채춘호 서울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팀장. ⓒ에이블뉴스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김병학) ‘크린방역사업단’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장애인 등이 함께 관내 침수가구 및 어린이집 무상방역 등을 통해 업계의 인정을 받고 있을뿐만 아니라, 일본 업체와 손잡고 소독제를 직접 생산할 차비를 갖추는 등 일반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한 준비 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무상방역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올해는 유상 방역을 실시하면서 동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거둔 소기의 성과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진출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양천구청 등과 연계해 관내 저소득 재가장애인 가정과 침수 가정 등 140곳과 양천구 관내 보육시설 100곳을 무상 방역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노하우를 살려서 올해는 한국장애인개발원 지원 사업으로 서울시 전역의 국․공립 서울형 어린이집 100곳을 선정해 무상방역과 교구 살균 소독을 지원했습니다. 그 중 10% 정도는 이미 유상으로 전환했고요.”

4~5명이 1개 조가 되어 살균과 소독제 도포, 교구 스팀살균, 살충에 이어 피톤치드를 이용한 향균 작업으로 마무리하는 어린이 집 방역은 시설당 약 60분이 소요되고, 시설별 이동 시간은 30분에서 60분 정도. 사회적일자리 참여자와 직업적응훈련생 등 지체 및 지적장애인 13명이 참여했다.

“장애인들의 직무훈련과 보육시설의 소독시장 조사, 실태파악 등을 위해 이 사업을 실시했죠.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저희가 보육시설에 맞는 소독살균 시스템을 발굴했고, 소독제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채춘호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팀장은 ‘크린방역사업단’의 앞으로의 사업 진행 방향을 크게 3가지로 소개한다.

먼저 다양한 측면에서의 제도권 내 진입이다. 앞으로 방역 범위를 보육시설에서 경로당 등 다양한 복지시설로 넓혀갈 생각이다.

육아용품전문점 같은 보육관련업 등 기업의 사회공헌프로그램에 방역사업을 적용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현재 경기도 구리시의 경우 청소를 바우처 사업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있는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저소득 가정의 방역사업을 바우처 산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올해 서울시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육시설 방역 사업을 좀 더 체계화해서 서울시를 5개 광역구로 편성, 네트워킹을 실현할 계획이다.

“현재는 4,5명 고용해서 일하고 있지만 앞으로 서울시를 5개의 광역구로 묶어서 각각의 광역구에 1개의 사업단 설립해 네트워킹을 구성하면 보다 많은 장애인을 채용할 수 있고, 최저 임금 이상 보존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장애인 관련 기관들 중 소독업 신고가 돼 있지만 실제로는 청소업만 하고 소독사업을 하고 있지 않는 곳이 많아 그런 곳들을 잘 묶으면 충분히 네트워킹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마지막 방법은 보육시설 소독에 대한 성과를 바탕으로 부가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채춘호 팀장이 설명하는 부가사업은 방역사업의 핵심 재료인 소독제 제조업. 제조업 진출은 이미 상당부분 진척돼 있는 단계이다.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크린방역사업단'이 내년에 생산할 소독제는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한 ‘친환경 소독제’. 이를 위해 일본과 기술 제휴를 맺는 등 설비기술 독점 기업과 업무협약을 이미 체결해 놓은 상태이다.

더불어 소독제를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인증 받아 조달청을 통해 시중에 공급할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제품이 만들어지면 각 광역시마다 총판을 설치할 생각입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라는 기본 베이스가 있으니 어떤 기업보다 유리하죠.”

전국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을 활용해 전국적인 네트워킹을 구성하겠다는 얘기다. 나아가 물류 비용을 고려해 부산이나 광주 등에 제조 공장도 설립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애 관련 기관 등과는 거침없이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것이 채춘호 팀장의 생각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소독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설립한 신생 방역단으로만 취급하기에는 움직임이 너무 커 오히려 함께 가는 길을 찾고 있다. 새로운 소독제 생산을 주시하며 제약회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중견 기업들조차 특정 분야의 총판권을 요구할 정도로 각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다.

“일단 비용적인 측면에서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인증받으면 조달청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큰 이점도 가질 수 있고, 또 기존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들을 활용하면 생산 원가나 유통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합니다.”

서울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친환경 소독제' 생산이 계획대로 이루어질 경우 그 여파로 인한 전국의 장애인 고용 효과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친환경 소독제' 생산 사업이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신규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상태라 그 전망은 더욱 밝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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