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3일 오후 2시 서울시청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에 추가장애수당지원 존속을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벼룩의 간 빼먹으니 형편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박정혁 대표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3일 오후 2시 서울시청별관앞에서 개최한 '장애수당 서울시추가지원폐지 철회'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가 하반기 추가 장애수당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같이 꼬집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기초장애연금을 수령하는 장애인에게는 장애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인해 서울시가 별도로 중증 저소득장애인에 추가로 지원해오던 장애수당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올해 서울시 추가 장애수당 지원예산은 70억여 원이 편성됐는데, 2009년 예산 91억6,000만여 원에서 21억6,000만여 원이 줄어든 것이다.

오는 7월 1일 도입될 예정인 기초장애연금은 중증 저소득 장애인에게 지급하던 기존의 장애수당을 폐지하고 기초·부가급여로 이뤄진 기초장애연금으로 대체하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기초장애연금 예산으로는 최대 월 15만1,000원밖에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

서울시에 거주하는 1급 기초생활보장수급 장애인의 경우 국고로 지급하는 장애수당 13만원에다 서울시가 추가로 지급하는 월 3만원의 장애수당을 더해 월 16만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초장애연금 수급자로 전환되면 월 15만1,000원(기본급여 91,000원+부가급여 60,000원)을 받게 돼 매달 9,000원의 소득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서울시가 자체 예산으로 지급하던 추가 장애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기초장애연금으로 소득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3일 오후 2시 서울시청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에 추가장애수당지원 존속을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박정혁 대표는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살아보니 천원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 수급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이것마저 줬다 뺐다 하는 것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격"이라며 "서울시 공무원들이 한 달 15만원으로 살 수 있다고 하면 기꺼이 3만원 양보하겠다. 여기모인 우리가 증인"이라고 성토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타 시도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가 장애인들이 소득역전현상을 모른 척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최소한의 생존권 유지를 위해 추경예산을 확보하고 장애수당 추가지원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12개 시도에서 1~5만원까지 장애수당 명목으로 저소득 중증장애인에게 추가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이 추가 장애수당에 대해 각 지자체는 하반기에 기초장애연금이 도입되면 '장애수당'이라는 명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지급하거나, 기초장애연금 액수에 따라 지급방침이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추가 장애수당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지만 추가 장애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서울시뿐이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과 유시영 팀장은 "시가 추가 장애수당을 폐지했다고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 없다. 시 전체예산이 줄어 그 영향으로 추가지원예산도 9월까지만 편성된 상태며 추경예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지원부분에 대해서는 장애연금제도 시행 전에 논의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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