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전용구간, 장애인차량은 접근 금지?!

최근 주요고속도로 전체에 하이패스 요금소가 설치됐지만 장애인운전자들은 통행요금 할인을 받지 못해 이들에게 하이패스단말기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나 톨게이트 이용할 때 무정차로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하이패스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여기에 발맞춰 각 주요고속도로 진출입로에는 하이패스 요금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지만 장애인운전자들은 하이패스단말기 사용을 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하이패스는 장애인할인혜택이 안될까?

장애인운전자들이 하이패스단말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장애인차량에 따른 통행요금이 할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왜 할인이 되지 않는 걸까?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 한 관계자는 “하이패스 차량체크 시 무인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장애인께서 타고 있는 지 확인이 되지 않아서 할인을 받을 수 없다”고 시스템적인 단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현재 장애인운전자들은 고속도로통행료가 50% 할인 되는 할인카드를 소지하고 일반 진출입로를 사용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관련업체에서 “무선지문인식기를 하이패스단말기에 부착하는 방식의 ‘할인 과금이 가능한 통행요금징수 단말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전자신문은 보도했다.

이 시스템의 원리를 살펴보면 “할인 받을 대상자들의 지문을 한국도로공사가 확보하고 대상자들이 운전하는 차량에는 지문인식이 가능한 장치를 하이패스 단말기에 부착하고 이들은 하이패스 톨게이트 1∼2Km 전 지점에서 자신의 지문을 인식하면 톨게이트에서 이를 확인하고 이용료를 감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지문노출로 인한 여러 문제와 지문인식 중 오류 또한 발생할 수 있으며 단말기 가격 역시 고가 제품이 될 수 있어서 아직은 상용화할 단계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한국도로공사 측은 지난해 말 사용불가 방침을 내리고, 보다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태이나 장애인운전자들은 몇 년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도로공사 측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핸드컨트롤러로 운전하는 모습

하이패스, 정말 필요한 사람은 장애인운전자

그러나 하이패스단말기가 꼭 필요한 사람은 장애인운전자들이다. 특히 양쪽 다리를 사용하지 못해 양팔로 운전하는 하반신마비장애인들은 매표소에서 표를 뽑을 때나 요금소서 요금을 지불할 때 양팔을 사용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 자동차가 제어가 안돼 불편함을 겪게 된다.

척수장애를 입고 중도장애인이 돼 핸드컨트롤러 차량을 운전하는 홍(남·43)모 씨는“하이패스 이용자들을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현실적으로 보면 일반톨게이트에서도 장애인차량 중 장애인탑승 여부에 대해서 확인도 잘 하지 않는데 굳이 그런 이유(장애인탑승여부)로 하이패스에 장애인할인혜택을 안 준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운영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진출입로가 가까워질수록 하이패스전용도로 달리고 싶은 장애인운전자들.

또한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박(남·37)모 씨는 “나는 일반 오토(자동변속기어)차량을 운전하지만 표를 뽑을 때나 요금을 낼 때 긴장을 하여 팔이 경직되곤 하는데 그럴 때면 더욱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져 운전에 방해가 된다. 때문에 표를 뽑는 곳이나 요금을 내는 곳이 가까워질수록 하이패스전용도로로 주행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이패스 서비스가 시작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야 할 장애인들은 요금할인혜택을 못 받는 이유로 사용치 못하고 있어 장애인운전자들을 비롯해 같은 할인혜택 대상자인 국가유공자운전자들의 불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도로공사 측은 이에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준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가평자치신문사 프리랜서 취재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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