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46일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점거농성 중이다.ⓒ에이블뉴스

정부와 장애계가 함께 중증장애인 노동권 확보 방안을 논의할 민관협의체가 이달 중순께 꾸려진다.

이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고용노동부가 현재 협의하고 있는 내용으로, 각각 공공일자리 마련과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등 총 두 가지 협의체를 가동할 계획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11월21일부터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스퀘어 11층에 입주해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를 점거, 5일 현재 46일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3대 요구안으로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개 쟁취, 장애인최저임금적용 제외조항 삭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첫 번째 요구안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81만개 공공일자리 중 중증장애인의 몫으로 1만개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장연은 일자리 업종으로 주로 중증장애인이 근무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및 NGO의 동료상담가, 권익옹호활동가, 장애인인권교육강사 등을 제시한 상태다.

또한 현행 최저임금법 제7조에 따라 중증장애인이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 조항 삭제를 촉구하고 있다.

농성 기간 동안 전장연 측은 김경선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 등 실무진들과 여러 차례 면담을 거쳤으며, 지난달 초 공공일자리 마련을 위한 검토 단계로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총 3군데의 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최근 김 정책관은 전장연 측와 면담을 통해 민관협의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공일자리 1만개 보장, 직무지도원 배치 등을 논의할 ‘공공일자리 협의체’, 법 개정을 해야 하는 최저임금 제외 조항 삭제를 위한 ‘최저임금 협의체’ 등 총 두 가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

전장연 정다운 활동가는 “고용부와 민관협의체 구성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민관협의체 안에 어떤 인사가 포함될지 여부로 이달 중순까지 논의를 통해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도 “요구안에 대해 당장 해결할 수 없으니 TF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 상태”라며 “여러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 테이블을 통해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서울지사에서 점거농성 중인 발달장애인 조민교 씨가 “꼭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에이블뉴스

하지만 요구안에 대한 전장연 측과 정부 측의 의견차가 있어 민관협의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공일자리 확보를 요구함에 따라 지난달 3곳 정도 둘러봤지만 관건은 동료상담가가 국가 재정을 지원할만한 일자리의 성격이 맞는지, 어느 정도 재정 지원을 해야 하는지 부분인데 자료도 더 살펴보고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조항 폐지에 대해서도 “당장 폐지는 오히려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다.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일단 지침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 대상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고용부는 최근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인가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의 장애인 작업능력 기준을 기존 비장애인의 90%에서 70%로 낮췄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을 받는 장애인이 약 600여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서울지사에서 점거농성 중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용산지회 10여명의 회원들.ⓒ에이블뉴스

그렇다면 전장연의 점거농성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일단 종료 일정은 미지수다. 전장연은 민관협의체 구성 이후 김영주 고용부 장관과의 면담이 성사돼야 농성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장연 정다운 활동가는 “김 장관과의 면담 요청을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민관협의체가 구성되고 나서 상의해볼 문제”라며 “시점은 이달 말 쯤으로 잡고는 있다”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점거농성은 불법이기 때문에 먼저 농성을 풀고 논의해보자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농성이 길어질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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