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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취업 꽃길만 걷고파’ 생애 첫 면접

바리스타·홈피관리 꿈꾸며…면접 모습 ‘각양각색’

소득보장 보다 효과적인 ‘고용 보장’ 취업길만 걷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7-28 14:10:32
2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15명의 장애인들이 단정한 차림으로 수험표와 이력서를 정리했다. ‘후아 후아’ 심호흡 연습은 덤. 곧이어 6개의 조별로 3명의 면접관 앞에 섰다.

취업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면접관의 첫 질문에 “저는 바리스타 하고 싶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한 발달장애인 변용균씨. 곧장 “안산 중앙동 스타벅스요.”라고 말을 잇는다.

“아니 그러면 여의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라고 하면 일 안해요?”란 면접관의 돌발 질문에 “넵! 그건 일안해요. 안산 중앙동 스타벅스에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용균씨. 다른 4명의 발달장애인 참여자가 웃음을 터뜨리자 이순희 면접관이 “면접 중에 웃지 않아요.”라고 일침까지 놓는다. 이내 다시 긴장상태로 돌입.

“감사합니다” 총 5명의 발달장애인들이 꾸벅 고개를 숙이며 퇴장하기까지 15여분이 걸렸다. 직장을 위한 첫 단추, 면접’ 힘들다 힘들어.

해냄복지회취업준비 장애인 대상 ‘취업 성공해서 꽃길만 걷자’ 역량강화교육 속 ‘모의면접’모습이다. 지난 25일부터 진로탐색부터 이력서, 이미지메이킹, 장애인선배와의 만남 등을 거쳐 이날 마지막 대망의 모의면접까지 이뤄진 것.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에도 단정한 복장으로 일찍 교육장을 찾아 긴장된 마음을 달랬다.

“떨려서 4시간 30분 정도 밖에 못 잤어요” 뇌병변장애3급 최원석씨(23세)는 현재 나사렛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서 사무행정 쪽 일을 하고 싶어 이번 교육에 지원했다. 최 씨는 “면접에서는 약점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냐. 외형적인 것도 있고 심리적인 것들이 약점이다. 걱정이 돼서 잠을 잘 못 잤다”고 했다.

그랬던 원석씨, 면접관 앞에서는 돌연 태도가 바뀐다. “제가 대학 졸업해서 직장을 갖게 된다면 대학 때처럼 끼부리지 않고 착실하고 성실하게 맡은 업무에 집중하겠습니다.”

끼부린다라? 결국 면접관인 H Speech Communication 정혜식 대표에게 “면접에서 끼를 부린다는 단어보다는 융통성이 좋다, 적응력이 좋다고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한소리를 듣고 만다. 면접을 마친 원석 씨는 “아 인공호흡을 해야 할 정도로 너무 떨렸다. 오늘 면접이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설을 나오면서 산 넥타이를 매고 왔어요” 4시간 밖에 못 잤다는 지적장애인 임성재씨(26세)는 가나안노숙인쉼터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다 지난 6월20일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고시원에서 거주하는 성재 씨는 우편분리, 캔들 포장, 환자복 분리 등 여러 경력을 거친 것이 강점이다. 올해부터는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고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활발한 태도가 매력인 성재 씨는 면접에서도 씩씩하게 말했다.

“포장도 했고, 지금까지 적성에 맞는 건 못 찾았습니다. 그래가지고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자기소개서에서 썼던 것처럼 사회복지사를 하려고 사이버대학교에 입학 중입니다.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싶어서요.”

최연장자이면서 최중증장애인인 김은복씨(뇌병변장애1급, 50세) 또한 경기도 성남에서 비를 뚫고 이번 모의면접장을 찾았다.

“뭔가를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참여한 이번 취업역량강화교육에 참여한 은복씨, 오랜 시설 생활 이후 최근까지 3년9개월간 재택근무로 강남INS코리아 홈페이지 관리를 수행했다. 틈틈이 시 쓰는 게 취미인 은복 씨는 시도 쓰고, 이 시를 홈페이지에 올리는 업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서는 면접관으로부터 “은복 씨가 관리하고 있는 블로그, 트위터 등 직접적으로 어떤 식으로 관리를 잘한다는 것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들었다.

은복 씨는 “생애 첫 면접을 봤는데 제가 참여하길 참 잘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일자리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문재인대통령에게도 꼭 이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저 같은 사람들도 일할 수 있게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인격을 존중하며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우리나라의 장애인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5년 기준 37.7%로 비장애인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일자리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대통령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들고 나왔지만 이는 장애인복지의 인프라 마련일 뿐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는 무관하다. 최근 3년간 고용노동부의 업무보고에서도 ‘장애인 고용’이라는 단어는 한글자도 보이지 않았다.

장애인들은 일하고 싶다, 장애인의 확실한 고용 보장은 그 어떤 소득보장 서비스보다 효과적이다. 이날 모의면접을 통해 장애인들이 직장에서 일할 수 있길! 프로그램명 대로 꽃길만 걸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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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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