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장애인공무원 준비생들을 위해 특강을 펼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최진 사무관.ⓒ에이블뉴스

소아마비로 2급 지체장애인이 된 한 장애학생은 대학 졸업 후 인쇄 사업의 꿈을 키웠지만 취업에 실패했다. 광고업을 하고 싶어 광고학원의 문도 두드려 수료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절망도 잠시, 친구의 권유로 장애인운동단체를 접한 그는 처음으로 장애인운동을 알게 됐다. 이후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고싶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공부에 욕심이 있던 그는 저 먼 나라 호주로 떠났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장애인복지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 입사, 10년째 근무 중인 최진 사무관이다.

인권위 인권교육기획과 최진 사무관은 10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장애인공무원 특강’에 참여, 후배 장애인공무원 구직자에게 내내 따뜻한 조언을 통해 용기를 전달했다.

목발을 짚고 후배들 앞에선 그는 “이 자리에 있기까지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3년 내내 가방을 들어주는 친구도 있었고. 사회생활 관계가 참 소중하단 생각이 든다”고 첫 마디를 뗐다.

지난 2001년 발족한 인권위의 두 번째 장애인공무원이 된 최 사무관은 인권위에서 근무한지 10년이 됐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다른 기관에 가고 싶단 생각을 해본 적 없다. 2년간 장애차별업무를 해오며 장애인단체 간담회를 통해 반려자를 만들기도.

최 사무관은 “2005년도 특채로 인권위에 들어갔을 때 사회권 분야에 대해서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의 질문을 받았다. 사회복지 전공자였고, 그간 여러 가지 언론 자료를 보면서 그 내용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어서 체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근무할 수 있게 됐다”며 “인권위는 유일한 인권업무 전담기구로서 대법원, 대통령에게도 권고를 내릴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 사무관은 인권위의 기본적인 기관 소개는 물론, 장애인 차별 등에 대해 후배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접차별과 간접차별 등 본인의 경험을 비춰서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하는 노하우까지 전달했다.

특히 ‘장애인운동’에 관련한 사진과 설명을 통해 “공무원 특채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 사회운동의 결과다. 특채를 준비하면서 고려할 사항”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장애인인사관리제도인 의무고용제, 장애인구분모집제도, 중증장애인 일괄 경력경쟁채용제도를 구직자들에게 소개는 물론, 공무원이 되고나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을 강조했다.

최 사무관은 “공무원이 되고 나면 어떤 편의제공이 필요하냐고 묻는다. 목발을 사용하는 저의 경우 도보로 출장갈 일이 많았다. 목발로 일하면 지쳐서 일을 못해서 이동편의장비인 스쿠터를 요청했고, 운영부에서도 구매했다”며 “스쿠터로 인해 근거리 출장도 간단히 다녀와서 편의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 사무관은 “다른 공무원들의 경우 프린터를 요청하기도 하고, 높낮이가 조절되는 책상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잘 숙지해서 적절한 보조공학기기를 제시해야 업무성과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보조공학기기 및 근로지원인제도도 국가공무원법에 반영 추진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근무여건들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특별히 장애인공무원이 되기 위한 족집게나 지름길은 없다. 다만 면접때 제가 쓰는 방식은 성실한 모습이다. 성실한 모습과 직무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누구든지 장애인공무원 특채에서 당당히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10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장애인공무원 특강’에 참여한 장애인 준비생들.ⓒ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