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복지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도서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모습.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복지일자리 사업’이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각종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인 복지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이 단순한 직장 경험 쌓기 수준을 넘어 전문가 수준의 숙달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해 담당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마저 변화시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

직업의식과 직업능력 향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직무지도원을 파견해 1대 1 지도를 실시한 결과 이들 복지일자리 사업 참가자들의 현장 적응력 향상은 물론, 직장예절이나 일상생활 등 전반적인 사회적응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특수학교 전공과 학생과 일반학교 특수학급 학생(장애 1~3급) 10명을 대상으로 ‘특수교육복지연계형일자리사업’을 시범 실시한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유영훈) 직업재활팀의 경우 우체국과 도서관 파트타임 일자리에 총 10명을 투입했다.

집중적인 관리와 직무지도 등을 계속한 결과, 사업 실시 7개월 후에는 10명 중 5명이 근무 중이던 공공기관에 정식 취업할만큼 좋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2명은 우체국에, 3명은 시립도서관에서 각각 근무 중이다.

특히, 도서관 취업자 중 한 명(지적장애)은 일을 시작하기 전 우울증 증세를 보여 구석에 숨어있거나 대인 관계를 기피했으나, 일을 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끼게 되면서 동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호전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우체국에 근무 중인 한 학생(자폐성 지적장애)은 우편물 분류 작업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비장애인보다 더 정확히, 더 많은 분량의 우편물을 분류해 낼 수 있게 되면서 우체국으로부터 “이 학생이 아니면 안된다. 고맙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훌륭히 적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간 중간에 슬럼프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학생들이라 다른 친구들이 방학동안 놀고 있거나 놀러갈 때도 자기는 일을 해야 된다며 힘들어했는데, 그럴 때마다 1대 1 상담을 통해 지지를 해주면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서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부천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팀은 올해는 정식사업으로 27명을 대상으로 복지일자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는 학생들만 대상으로 했으나 올해는 성인도 포함시켰다. 일터도 지난해에는 도서관과 우체국 등 2군데에서 올해는 8군데로 확대했다.

시립병원이나 요양센터 등에서 각종 거동지원, 간식준비, 청소 등을 하는 △노인돌봄서비스와 △학교급식도우미 △어린이집 보조교사 △도서정리원 △관공서 청소도우미 △아름다운가게 물품 판매 및 정리 △장애인전용주차장 불법주차 차량 계도 △상록학교 허브 정원관리 부문 등에서 일하고 있다. 8월 24일 현재 이들 중 한 명이 이미 공공기관 환경도우미로 취업을 한 상태이다.

이들 복지일자리사업 참여자의 경우 지난해 기준, 주 12시간, 월 4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월 20만원의 급여와 교통비 월 5천원을 지급받고 있다.

부모들과 학교측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시간 개념과 자기관리 능력, 용돈 관리, 전반적인 생활태도가 개선되었으며, 이는 곧 전반적인 사회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나아가 일터 주변 사람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학급이 있는 모 일반학교는 교장선생님은 물론 교감선생님까지 장애학생을 외부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이 첫 월급을 받아서 선생님께 양말을 선물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자 그 후부터는 장애 학생들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시고, 심지어 지금은 오히려 학생들의 일자리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 도서관 사서의 경우도 처음에는 별로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 장애인에게 시키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고. 그만큼 참여 장애인의 능력을 인정하게 됐다는 얘기다.

“장애인복지일자리 사업은 한마디로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에게 취업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 이를 발판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현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반 기업체 취업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렇듯 차츰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장애인일자리 사업의 향후 과제는 직종 확대. 공공기관의 복지일자리는 물론, 제조업 외 다양한 직종으로 그 영역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장애인의 취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복지부와 개발원도 점차적인 확대를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좀 더 체계화시킬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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