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가 장애인 의무고용을 위반해 한해 82억원이 넘는 장애인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경기 용인 기흥)이 노동부에서 받은 상시 근로자 1천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07 민간부문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2억여원을 내는 등 대기업들이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하지 않아 납부한 부담금은 모두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장애인 미고용에 따른 납부금으로 82억여원을 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부담금을 냈고, LG전자가 23억여원, LG디스플레이가 18억여원, 하이닉스 반도체가 17억여원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계에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14억여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천명 이상 대규모사업장 598곳 가운데 장애인의무고용을 위반한 사업장은 모두 468곳으로 전체사업장의 78.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장애인 근로자를 단 1명도 채용하지 않은 기업도 7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 한 명도 장애인 채용안 한 기업 풀무원 등

1천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 가운데 장애인 근로자를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기업은 풀무원, 범양건영(주), (주)시스케어, (주)유니토스, (주)청명, (주)에스티에스커뮤니케이션 등이었다.

반면 최고의 고용률을 나타낸 곳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로 무려 46.7%로 나타났으며, 그 외 대한민국상이군경회(13.1%), 대원강업(7.9%), 현장종합관리(7.1%), S&T중공업(6.7%), 대우조선해양(5.6%), STS반도체통신(5.6%), 세아베스틸(5.0%) 등 8개 기업이 5%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사업장의 경우 전문적 지식을 가진 근로자를 필요로 하며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문제로 장애인고용률이 낮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박준선 의원은 "고용의무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장애인이 총 근로자수의 30% 이상, 장애인 중 중증장애인 비중 50% 이상)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 또는 운영할 경우 자회사에서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고용률에 산입하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같이 장애인 고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장애인 고용을 전혀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언론에 명단을 공개하는 등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행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국가 및 자치단체와 50인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체에 대해 상시 노동자의 2%를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어긴 100인 이상 기업체에 대해서는 장애인 수에 월 50만원(의무고용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는 월 25만원을 가산한 75만원)을 곱한 연간 합계액의 부담금을 부과하며, 이 기준 이상의 장애인을 채용하는 경우 장애정도 및 장애인고용률 정도에 따라 월 30~60만원의 고용장려금을 지원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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