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이하 서울부모연대) 등 3개 단체는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특수학교 경력교사 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학생 부모들이 공립특수학교 도솔학교의 경력교사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수교육의 부실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울시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솔학교로 개교 후 지난 두 번의 교원인사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거의 모든 교원을 경험이 없는 신규교사로 배치, 28명 중 27명이 신규교사로 채워진 상황이라는 것.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이하 서울부모연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도솔학교학부모회는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특수학교 경력교사 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부모연대에 따르면 도솔학교는 전신이었던 사립특수학교 인강학교에서 발생한 장애학생 폭행사건과 관련 사립이라는 특수성에서 생겨난 것임을 지적하는 시민사회의 호소를 받아들여 2019년 서울시교육청 소속 공립특수학교로 변경됐다.

하지만 현재 경력이 있는 특수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특히 작년 중등 교원은 정원 28명 중 기간제 14명, 신규 8명, 경력 1명, 사립특채 5명으로 구성됐다.

사립특채 5명은 이전 인강학교 교사 중 유예된 경력교사 5명이지만 이들도 올해 모두 다른 학교로 옮겨갔다. 올해 인사에서도 대부분 신규 교사 배정을 받아 교원 정원 28명 중 27명이 신규나 기간제교사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이전 인강학교의 이미지와 교통의 불편함 등의 이유로 경력 교사들이 도솔학교 배정을 기피해 신규교사들을 강제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단체는 2년 연속 신규교사로만 발령을 내 특수교육의 부실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무책임함을 규탄하며 ▲도솔학교에 경력교사 배치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요구했다.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도솔학교학부모회 박용혁 운영위원과 이현숙 부회장. ⓒ에이블뉴스

도솔학교학부모회 박용혁 운영위원과 이현숙 부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장애학생 교육에 있어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신규교사 일색인 학교에서 신규교사들은 누구로부터 현장 감각을 배워갈 것이며 누구를 보고 올바른 교사상을 그려갈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도 오지 않아서 신규교사로 강제 배정했다면 그들 역시 이곳에 오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오고 싶어 하지 않은 그 학교에는 장애학생들이 있다”며, “신규교사들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장애학생 교육에 대한 초심과 열정을 인정한다. 오히려 멘토가 돼줄 경력교사가 없는 교육현장에 있게 된 그들의 딱한 처지에 깊이 공감하며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28명의 교사 중 27명이 신규교사로 채워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사는 일 년을 보낸다. 그 시간은 그렇게 무신경하고 무책임하게 버려둬도 되는 시간이 아니다. 장애학생에게 있어 교육의 시간은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의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왼쪽부터)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수정 대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도봉지회 김숙희 지회장,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정순경 대표.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수정 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은 학습권을 보장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배치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대부분을 신규교사로 채우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이며 학교운영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의아할 뿐이다”면서 “교육청은 도솔학교에 적극 개입해 학생들이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도록 개입해야한다. 학생들의 안전한, 온전한 학습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도봉지회 김숙희 지회장은 “나는 도솔학교 입학을 준비 중인 아이의 어머니다. 아이를 위해 잘한 일이라 여기며 전학을 준비했는데 이러한 사건이 발생해 아이에게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며 눈물지었다.

이어 “신규 교원이 대부분이라는 말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처음이 있고 그 처음을 이끌어줘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최중증장애인이 많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잘 이끌어 줄 수 있을지, 중복 발달장애, 최중증장애 아이들의 신변처리, 건강문제를 잘 해결하고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장애학생을 둔 부모로써는 걱정이 앞설 뿐이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낳으며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고 일반 아이와 다른 세상을 사는 우리 아이들이 힘들게 나아가고 있는데 교육청 인사행정에서는 우리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아 원망스럽고 쓸쓸하다”고 한탄했다.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정순경 대표는 “학교가 도솔학교로 거듭나면서 가볼 때마다 환경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보며 희망을 느꼈는데 이런 사태에 크게 놀랐다. 현재 사회복무요원도 배치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도 가지 않아 신규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소임을 다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하며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에는 이전과는 달리 배치하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으면 한다. 교육청은 도솔학교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가산점이나 유인책 등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