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청와대로 향하던 이동권연대 회원들이 참여연대 건물앞 보도에서 경찰에 의해 둘러쌓여 있다.<에이블뉴스>

노무현 대통령 면담신청을 위해 청와대로 향했던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회원들이 경찰의 저지로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26일 오후 장애인이동보장법률 제정과 에바다문제 해결 등 2가지 요구 조건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 면담신청을 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했던 이동권연대 소속 회원 50여명은 서울 안국동 한국일보사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전경들에 가로막혀 약 3시간동안 대치하다 면담신청서 접수를 포기하고 귀가했다.

이날 이동권연대 회원들은 오후 1시부터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제21차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가자 청와대로' 집회를 가진 후 3시경 버스를 타고, 한국일보사앞 정류장까지 이동했으나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에 의해 회원 전원이 둘러 쌓여버렸다.

이동권연대 회원들은 "새 대통령에게 면담신청을 하러 가는데 못 갈 이유가 무엇이냐"며 경찰들에게 강하게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때 심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던 이동권연대 회원 1명이 한때 종로경찰서 경찰들에 연행 당하기도 했으며 노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던 꽃다발과 이동보장법률초안이 담긴 면담신청서가 모두 훼손되고 말았다. 이동권연대 회원들은 경찰들에 의해 버스 한 정거장까지 뒤로 밀리며 '청와대행'을 계속 저지 당하자 연행된 회원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오후 6시경 면담신청을 포기했다.

'망그러진 꽃다발' 이동권연대가 취임축하 의미로 노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꽃다발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전부 망그러지고 말았다.<에이블뉴스>
이에 대해 박경석 공동대표는 "새 정부도 말 잔치만 늘어놓는 정부인 것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한 달에 한번씩 여는 버스타기 행사는 청와대에 면담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동권연대는 면담요청서에서 노 대통령에게 "장애인이동보장법률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민주당, 건교부, 인수위에서 모두 동의한 바 있다"며 "이동권연대는 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테이블이 즉각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참여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고 요청했다.

또한 이동권연대는 "김대중 정부가 취임초기에 '국민과의 대화'에서 에바다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학교와 농아원이 시설 비리의 주범인 구비리재단에 의해 장악되어 학교수업이 1년 넘게 파행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새롭게 시작하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에바다문제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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