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활원 이범석 재활병원부장은 제9회 성재활 세미나에서 네덜란드 플렉 조그에 이어 소개한 곳은 선택적 인간관계 재단이라고 불리는 SAR이다. 이 부장은 네덜란드에서 1980년대 초부터 장애인들에게 섹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고 SAR을 소개했는데, 직접 현장을 방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SAR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섹스자원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이 부장의 보고서에 따르면 선택적 인간관계 재단 SAR은 네덜란드에서 지난 1980년대 초부터 장애인을 위한 섹스서비스를 시작했던 단체이다. 해마다 2천여명의 장애인이 이 단체의 섹스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장은 이번 연수기간 중에 SAR 실무자들과 연락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부장은 SAR은 최근 활동이 저조해 기관을 방문해 실무자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네덜란드 현지 장애인 성 관련자들의 말을 인용했다.

다만 이 부장은 네덜란드 성 연구기관인 RNG 연구소의 주선으로 30대 후반의 뇌성마비장애인 빈센트씨는 만나 SAR 이용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매춘업소를 찾아가거나 SAR에 연락해 집에서 섹스 서비스를 받기도 했는데, SAR 서비스에 대해서 안 좋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SAR에 연락해 방문한 섹스 돌봄이가 만취한 상태로 찾아온 것이다.

SAR에 대한 정보는 이 부장의 보고서보다 지난 2005년 발표된 <섹스자원봉사>라는 책을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섹스자원봉사>의 저자 가와이 가오리가 지난 2000년 초반 직접 네덜란드로 찾아가 확인한 결과, SAR은 1980년대 후반 장애인에 의해 설립됐다. 이 부장은 SAR이 1980년대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는데, 어느 한 쪽에 오류가 있는 듯 하다.

SAR은 이용자의 60%는 지적장애인이고, 나머지가 신체장애인이라고 한다. 이용자의 90%이상은 남성이고, 10%만이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섹스 돌봄이는 여자가 13명, 남자가 3명이었다. 여자 중에는 레즈비언을 상대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서비스 요금은 1시간 반에 73유로, 엔화로는 약 9,500엔이다. 섹스서비스 장소는 주로 장애인의 집이나 시설이었고, 편도로 100km가 넘으면 출장 요금이 부가되어 86유로를 지불해야한다. 이중 4유로는 SAR 운영자금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섹스 돌봄이의 수입이 된다.

<섹스자원봉사>는 평범한 아파트에 마련된 SAR 사무실을 방문해 전동휠체어를 타는 SAR의 회장인 마가렛 슐로이더를 직접 만났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68세, 만약 현재까지 살아 있다면 SAR의 회장은 74세이다. 그녀의 남편인 라오 슐로이더는 홍보담당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 사무실은 그들 부부의 집이었다.

두 사람은 마가렛이 서른 한살 때 성개혁네덜란드협회(NVSH)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성 상담 전화를 받는 일과 이 단체의 홍보 일을 했었다. 이들은 전화 상담만으로 한계를 느꼈고, 직접적인 활동을 모색하다 SAR을 설립한 것이다.

SAR의 섹스 서비스는 널리 알려져서 영국 BBC 방송이 특집을 꾸미는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취재진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저자는 “실제로 가보니 열여섯명의 서비스 제공자가 연간 2천명의 이용자를 상대할 뿐인, 생각보다 조용하고 작은 조직이었다”면서 “그래서 지금까지 공중분해되지 않고 꾸준히 이념을 향해 걸어올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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