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19대 총선 투표소를 찾은 정명호씨.ⓒ에이블뉴스

“내 작은 한 표로 장애인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길 소망합니다”

19대 총선 투표일인 11일. 우천으로 인해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오후 들어 다행히 날씨가 맑았다.

이날 인천 계양구 용종동에 거주하는 정명호씨(29·언어장애 1급)씨는 활동보조인과 함께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한 표 선사’를 위해 길을 나섰다.

그가 찾은 곳은 용종동 길주초등학교에 마련된 계산4동 제4투표소. 정씨가 투표장에 들어서자, 투표장에 자리하고 있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정씨를 에스코트했다.

정씨를 대신해 본인확인 절차를 하는 활동보조인.ⓒ에이블뉴스

혼자서는 투표를 할 수 없는 정씨를 위해 선관위 관계자와 활동보조인은 본인확인 절차부터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하기까지의 모든 절차를 도왔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투표함에 넣지 못하는 정씨를 위해 그의 활동보조인이 대신해 투표함에 용지를 넣음으로써 정씨의 당당한 참정권 행사는 끝을 맺었다.

투표를 마친 정씨는 “잘 찍었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쑥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민생복지에 중점을 두고 후보자와 정당을 비교해 찍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정씨는 투표권이 생긴 20대초반부터 투표를 한번도 거른적이 없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정책공약을 내놓은 정당간의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는 작업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 중인 정씨와 그를 돕는 활동보조인과 선관위 관계자.ⓒ에이블뉴스

정씨는 “장애인 개개인에게 맞는 개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한거 같다. 나 같은 최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도 다양화 되길 기원한다”며 “그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등급제 폐지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는 이번 19대 국회에 도전장을 낸 장애인 후보들에게도 꼭 전할 말이 있다.

정씨는 “장애계 후보들이 19대 국회에 들어선다면 무엇보다 활동보조지원제도가 체계적으로 바꾸는 데 힘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현재 정씨는 두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독거장애인에 비해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급여가 적다. 이에 거주인 유무가 아닌 개인에 맞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정씨는 “활동보조 시간이 독거장애인보다 적기 때문에 그 뒷바라지는 부모님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거주인 유무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장애인 개인에 맞는 활동보조지원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