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혜영의원.ⓒ에이블뉴스DB

장애인 학대로 행정처분 등을 받은 거주시설에 1002억 원의 국가보조금이 지급됐지만 이중 1%도 환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부터 2022년 8월말까지 최근 5년간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건은 총 220건으로, 이중 일부는 동일한 시설에서 다수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행되거나 재학대가 일어났다고 17일 밝혔다.

장애인 시설 학대 발생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는 설립허가 취소, 시설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는 한편 ‘사회복지사업법’ 등에 따라 보조금을 환수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 시설 69개소는 시설장 교체 및 시설폐쇄 등 행정처분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처분을 받은 곳도 개선명령 93곳, 시설장 교체 12곳, 시설폐쇄 12곳 등에 그쳐 처분 수위가 낮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5년간 지역별 학대 발생 거주시설 대상 보조금 교부 및 환수 현황.ⓒ최혜영의원실

한편 이들 학대 발생 거주시설에는 5년 간 총 1002억 3265만 원이 보조금으로 지원됐고, 6곳 시설로부터 4367만 원이 환수됐으나 이는 전체의 0.04%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 시설 중 10곳은 재학대가 발생했음에도 버젓이 보조금이 또 지급됐다. 주무기관인 보건복지부는 시설폐쇄 이상 처분을 받은 시설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12곳 중 1곳에서 1036만 원을 환수받는데 그쳐 국가기관이 최소한의 책임조차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학대 발생 기관 중 보조금 최다 지급 상위 5개 기관을 살펴보면 심각한 장애인인권침해로 원론에 보도되어 국민의 공분을 산 장애인거주시설이 다수 포함됐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물고문을 자행하거나, 가슴을 가격해 점상출혈(외상에 의한 출혈)을 일으키게 한 경북의 A 기관이 132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또 거주인의 주요 부위를 때리고 배에 올라타 양팔을 붙잡고 제압하거나 이사장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청소할 것을 강요한 경기도의 B 기관이 2위로 꼽혔다.

이외에도 ▲거주인을 폭행하거나, 거주인끼리 서로 때리도록 한 다음 그것을 촬영해 시설 종사자 간 공유한 경기도의 C 기관 ▲ 장애인을 장시간 창고에 가둔 대구의 D 기관 ▲생활교사에 의해 장애인이 눈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당하거나 다른 이용자 역시 얼굴, 팔, 허벅지, 가슴 등에 상흔이 발견된 인천의 E 기관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최 의원은 “장애인 학대가 근절되지 않는 가운데 국가의 방조로 시설 거주 장애인들이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한 채 시설에만 혈세가 흘러들고 있다”며, “학대 발생 시설 보조금 환수 세부기준 마련과 함께 적극적인 집행으로 학대범죄 근절에 대한 정부 의지를 보이는 한편 환수된 금액은 장애인의 자립 지원에 쓰일 수 있도록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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