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168일차 지하철 선전전 및 90일 삭발결의식을 진행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 물난리, 재해 속에서도 우리는 시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재난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재난 속에서 가장 먼저 사망한 분들은 안타깝게도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12일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168일차 지하철 선전전 및 90일 삭발결의식을 진행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에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6일부터 지하철 선전전과 삭발결의식, 34차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통해 투쟁해 왔다.

구체적으로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 탈시설 807억 원, 장애인평생교육 138억 원, 활동지원 2조 9000억 원과 장애인권리 민생 4대 법안인 장애인권리보장법·탈시설지원법·평생교육법·장애인등특수교육법 제·개정 등이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회 이형숙 회장은 “재난은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니다. 피할 수 있었던 것이나,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피하지 못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꿈쩍하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시민들도 변화를 향해 함께 할 수 있도록, 이 사회에서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삶을 위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90일 삭발투쟁에 나선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승환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날 삭발투쟁에 나선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승환 활동가는 “20년을 시설에서 살다가 나왔다. 자립생활을 하고 있지만, 하루에 단 3시간의 활동보조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시간은 이동을 하기에도, 일을 하기에도 너무나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립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지역사회에서 잘살 수 있으려면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지원과 이동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나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장애인들 모두 잘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혜화역으로 이동 후 168일차 지하철 선전전을 마무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종인 사무국장은 “모두 우리의 이웃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연히 마주친, 선전전에서 마주친 장애인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만나고 싶다. 기본적인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주거권, 자립생활권리,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가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한민국은 장애인의 삶을 철저히 외면하고 배제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삶의 무게를 오늘도, 내일도, 1년 어쩌면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그것이 장애인의 무게”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권리예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대한민국은 장애인들의 삶을 보장한다고 해서 거덜 날 나라가 아니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면서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외침을 언제까지 외쳐야 하는가. 언제까지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장연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인 오는 17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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