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지원 종합조사가 도입된 지 만 2년이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실효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1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를 통해 적격 판정을 받은 비율이 ‘바늘구멍 뚫기’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는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의 일환으로, 장애인 주차표지, 특별교통수단 등 장애인에 대한 이동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0년 10월 30일에 도입됐다.

제도의 핵심은 기존 의학적 기준인 ‘보행상 장애판정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으로 판단되면 이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동은 장애인의 일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 영역인 만큼 장애계는 개편된 제도 시행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 최근까지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를 신청한 전체 1,038명 중 적격 판정을 받은 인원은 213명(20.5%)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성인은 전체 866명 중 162명만이 서비스 대상에 포함돼 적격률이 18.7%에 불과했다.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 현황. ⓒ최혜영 의원실

전국을 살폈을 때 적격률 30%를 넘은 광역시도는 ▲제주(35.3%), ▲세종(33.3%), ▲서울(32.6%), ▲전남(30.6%) 단 4곳에 불과했다.

가장 낮은 비율은 ▲충북(10.5%), ▲경북(10.7%)으로 10%대를 겨우 웃돌았다. 적은 신청자 수를 고려하면 적격률을 유의미하게 해석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신청자 수는 ▲경기 293명, ▲서울 141명을 제외한 광역시도는 모두 100명 이하이며, 그중에서도 세종은 단 6명뿐이다.

이는 이동지원 서비스 대상이 중복장애인이면서 이동지원 서비스 필요도와 상관성이 높은 일부 지표를 조사해 합산 점수가 성인 177점, 아동 145점 이상이라는 두 번의 장벽에 의해 걸러지기 때문이다.

최혜영 의원은 “신청자 중 절반 이상인 51.6%가 100점 구간에 몰린 현상은 합산 점수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표에 개인적 욕구, 사회환경을 반영한 문항도 여전히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욱 심각한 상황은 전국 지자체에 제도 시행 여부를 취합한 결과 본 제도를 알고 있지 못하는 지자체도 상당수 있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예 시행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특별교통수단 운영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각 지자체에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이동지원 서비스 종합조사 시행 안내를 단 한 차례만 시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제도 시행 발표 당시 ‘앞으로도 장애계, 전문가, 관계 부처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겠다’라고 했지만, 제도 도입 이후 장애계의 의견 청취나 관계부처 간 공식적인 회의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혜영 의원은 “부처별 칸막이 행정이 결국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라며 원인을 진단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가 모니터링을 실시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상 확대 방안을 고안하고, 1단계, 2단계에서 모두 수요자 맞춤형 지원체계가 실현되지 않고 있는 현 종합조사표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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