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모바일 앱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능정보화기본법’ 시행령 정보접근성 관련 사항을 강제성이 없는 표준에서 강제성을 부여하는 고시로 변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외국의 경우 법률을 통해 모바일 앱 접근성이 미비하면 벌금이나 상품출하 불가 등 불이익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제도상 강제성이 없어 모바일 앱 활용빈도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접근성은 답보상태라는 것.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10일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앱 접근성 동향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10일 개최된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앱 접근성 동향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실로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석 활동가. ⓒZOOM 캡쳐

시각장애당사자 쇼핑·배달·엔터테인먼트·금융 앱 실태조사

실로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석 활동가는 시각장애인 당사자이자 모니터링 조사원으로서 시각장애인 동료 3명과 함께 실시한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앱 사용성 평가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성장이 두드러진 쇼핑, 배달, 엔터테인먼트, 금융 4가지 카테고리로 총 22개의 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쇼핑 앱의 경우 상품의 상세정보가 대체텍스트가 없이 이미지로만 돼 있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배달 앱은 메뉴 탐색 시 포커스 튕김 현상이 일어나 순차 탐색으로 메뉴 확인 시 메뉴를 건너뛰어 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쇼핑 앱과 배달 앱 두 카테고리에서 간편결제 보안 키패드를 읽어주지 않는 공통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엔터테인먼트 앱은 작품의 플레이어 제어가 보이스오버나 톡백이 작동할 때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 감상이 어려웠고, 금융 앱은 계좌 개설 당시에 신분증 인식을 전맹 혼자서 할 수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경석 활동가는 “올해 6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을 통해 모바일 앱 접근성에 대한 제도가 마련된 만큼 더욱 향상된 앱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0일 개최된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앱 접근성 동향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성신여자대학교 노석준 교수. ⓒZOOM 캡쳐

모바일 앱 사용 나날이 증가…앱 접근성 ‘제자리걸음’

성신여자대학교 노석준 교수는 “전 세계 약 6억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평균 2시간 25분 정도 사용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약 95%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서 “현재 우리의 의·식·주 모든 부분을 모바일 앱을 통해서 생활하는 형태로 변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0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평균 점수가 69.2점으로 상당히 낮게 나타나는 등 모바일 앱 활용빈도가 증가하는 것에 비해 접근성은 답보상태라는 지적이다.

노 교수는 모바일 앱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접근성 관련 법률 간의 위계성과 연결성을 명료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제도상 현재 모바일 앱 접근성에 대한 강제성이 없는 상태다. 표준을 고시로 변경해 강제성이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모니터링에 대한 중요성과 개선을 강조했다. “먼저 평가결과의 신뢰성 확보와 모니터링 기능 강화 등을 위해 정보접근성품질인증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실태조사 결과를 상세히 공개하고 개선 후 개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태조사 결과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적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일 개최된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앱 접근성 동향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한국웹접근성센터 안동한 팀장. ⓒZOOM 캡쳐

개발자 시각장애인 이해 부족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국웹접근성센터 안동한 팀장은 개발자로서 시각장애인 모바일 앱 접근성에 대한 문제점과 기술적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안 팀장은 “한국의 모바일 앱 접근성 표준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지침’은 지난 2011년 만들어져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빠르게 만들어진 편이지만, 2016년 개정 이후로 개정이 되지 않아 표준 항목 수가 18개밖에 되지 않는 등 미흡한 상황이다. 유럽의 기준 항목이 152개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큰 차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바일 앱을 테스트할 때 개발자가 사용자인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사용자가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문맥, 전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개발자 스스로는 보이는 정보에 의존해서 소리가 잘 나오니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각장애인들이 들리는 정보만을 통해 앱 이용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많은 시각정보를 좁은 화면에 넣으려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초점 적용 등을 통해 앱 사용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개발을 할 때 기술가치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를 위해, 또 사용자의 배경과 환경을 이해하고 배려할 때 훌륭한 기술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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