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근육장애인 안석희씨가 3일째 병원 이송이 안된채 집에 방치된 상태다.ⓒ안석희씨 제공

정부의 준비 안 된 ‘위드 코로나’ 정책에 중증 근육장애인이 또다시 방치 상태에 놓였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간사인 안석희 씨(26세, 여)는 지난 22일 확진 통보를 받은 후, 3일째 병원 이송이 되지 못한 상태다.

안 씨는 24일 에이블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활동지원사의 확진으로 인해 20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처음에는 음성 통보를 받았으나, 다음날 다시 검사해본 결과, 22일 최종 양성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화 통화 내내 ‘콜록’ 거리며 심한 기침 증세와 두통을 호소했고, 현재 열은 37.8도에 이른다고 했다.

그런데도 안 씨는 현재까지 병원 이송은 커녕, 그에 대한 답도 듣지 못했다.

안 씨는 “보건소에서 이동 경로 역학조사 관련해서 통화했고, 몇 번이나 중증 근육장애인으로 도움이 필요해 국립재활원 코로나19 장애인 전담 병상으로의 이송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확진 판정을 받은 협회 소속 근육장애인 2명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국립재활원 장애인 전담 병상에서 치료받은 경험이 있었다는 것.

안 씨는 22일 확진 당일, 보건소 측이 국립재활원 쪽에 ‘관련 주소를 넘겨주겠다’는 말에 하루 정도 기다려봤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23일 다시금 보건소에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물었지만, 아직도 그에 대한 확답은 듣지 못한 것.

안 씨는 “동작구 쪽에는 그쪽(국립재활원)으로 환자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알아보고 있다는 중이라는 답밖에 없었다”면서 “오늘(23일) 안으로 답을 주셔야 한다고 했지만, 하루가 더 지난 오늘까지 아무런 답이 없어 답답한 현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근육장애인 안석희씨가 3일째 병원 이송이 안된채 집에 방치된 상태다.ⓒ안석희씨 제공

홀로 자취 생활을 했던 안 씨는 활동지원사 확진 후, 20일부터 본가에서 가족들과 생활하고 있다. 현재 음성판정을 받은 어머니가 방호복을 입은 채 안 씨의 활동지원을 맡고 있지만, 밀접접촉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 특성상 가족들의 건강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안 씨는 “처음에는 보건소에서 방호복을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는데, 협회에서 보호자가 접촉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강하게 어필해 어제(23일) 저녁에 방호복 5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하루빨리 장애 특성에 맞는 병원으로의 이송을 원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만약 오늘 안으로 병원 이송이 되지 않을 시에는 생활치료센터에서의 격리를 마친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다시금 받아 재택치료를 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자세한 지원 내용을 듣지 못해 막막하기만 하다. 당장 다시 자췻집으로 이동할 차량 지원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며, 확진자가 늘자 지원체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에 앞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구장차연)는 23일 장애인 확진자 대책 부재를 규탄하며, 조속한 지원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의 긴급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 제출한 상태다.

대구장차연은 진정서에 ▲장애인 확진자 발생 시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 내 지원인력 배치 지침의 실질적인 작동 대책 마련 ▲장애인 확진자의 재택치료(재택대기) 시 지원체계 마련 ▲발달장애인을 위한 감염병 전담병상 등 지원체계 구축 요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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