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은 최근 뇌성마비 장애인과 가족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상황에 관한 설명과 도움을 주고자 ‘뇌성마비 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한 건강보건 길라잡이’(뇌성마비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뇌성마비 길라잡이에서는 뇌성마비에 대한 설명, 뇌성마비에서 나타나는 증상, 뇌성마비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보조기기, 복지제도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에이블뉴스는 뇌성마비 길라잡이 ‘더불어 살아가기 : 뇌성마비와 함께’ 속 ▲뇌성마비 장애인을 돌보는 방법 ▲뇌성마비 장애인의 학교 선택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등 3편으로 나눠 알아보고자 한다. 세 번째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뇌성마비의 진단, 치료, 재활 등이 대부분 영유아기 및 소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뇌성마비를 소아의 질환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뇌성마비는 소아기뿐만 아니라 생애 전 주기에 걸쳐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뇌성마비는 진행하지 않는 질환이지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2차적인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관절 구축, 변형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성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들을 평생 잘 관리해야 한다.
이는 성인
뇌성마비 장애인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에 사춘기 및
성인기 뇌성마비 장애인이 흔히 겪는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춘기의 시작 : 2차성징과 사춘기, 월경=일반적으로 겨드랑이나 음부에 털이 나기 시작하면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뇌성마비 아동의 사춘기는 또래보다 더 일찍 시작해서 더 길게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성장과 2차 성징을 담당하는 조절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호르몬 분비와 조절 능력에 따라 사춘기 시작 시기도 영향을 받는다.
다소 일찍 시작할 수는 있더라도, 여아에서 만 8세, 남아에서 만 9세 이전부터 2차 성징이 두드러진다면 성조숙증 및 다른 호르몬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내분비 분과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만 8세 이후부터는 초경이 시작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월경은 21~40일 간격으로 3~7일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3개월 이상 월경이 없거나 만 15세 이후까지 초경을 시작하지 않으면 의료진의 상담을 받도록 한다.
본인의 통증을 자세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세심히 관찰해 심한 월경통이 있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위해서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월경 기간에는 기분 변화, 통증으로부터 유발되는 경직이나 경련의 악화가 생기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리대의 착용과 교체에는 꽤 정교한 손동작 기능이 요구돼 이에 대한 교육과 훈련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이 뇌성마비 아동도 다른 아동과 동일하게 2차 성징을 겪고 임신과 출산 역시 가능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장애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성교육 및 피임방법을 교육하듯이 뇌성마비 청소년들에게도 똑같은 교육이 필요하며
성인기 이후에는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인으로의 이행기: 독립으로의 과정=뇌성마비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점차 발전함에 따라 대부분의 뇌성마비 아동은 성인이 되지만, 오직 절반 정도만이 성인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받았다고 답변했다는 보고가 있다.
대부분의 뇌성마비 아동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자주 받고
성인기 건강 문제가 생겨도 자신에게 맞는 진료과를 잘 찾지 못하기도 한다.
성인으로서 독립이 가능하려면, 만 12~14세경부터는 가급적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도록 연습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독립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부모가 모든 것을 도와주던 뇌성마비 아동이 성인이 되자마자 갑자기 독립할 수는 없다. 영유아기에는 부모가 무엇이 불편한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모든 것을 대신 말해주고 알아보고 전달해주는 역할이었다면 만 12세 이후부터는 가급적 뇌성마비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해서 표현하고 해결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점진적인 독립을 하려면 각 연령에 맞게 적절한 계획과 지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료진과 부모, 돌봄 제공자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만 12~14세부터는 학교나 병원에서 부모나 돌봄 제공자의 동반 없이도 혼자서 다른 사람과 만나고 지내보도록 하면 좋다. 단 몇 번이라도 본인이 원하고 필요한 내용을 스스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고 그 횟수를 점차 늘려 나가는 것이 독립성을 키우는 첫걸음일 것이다.
이후로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상생활 동작이 무엇이고 어디까지인지, 어떤 부분이 좋아졌고 나빠졌는지 매년 차근차근 확인해봐야 한다. 반복해서 확인하다 보면 16세 이후에는 평소에 이동이나 일상생활 동작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스스로도 잘 알 수 있다.
이를 알아야만 필요한 보조기 및 보조기기가 무엇인지, 어떤 사회 경제적 지원을 신청할지, 활동보조인을 구할 것인지, 구한다면 어떤 도움을 받을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