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5개 단체는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회의원들의 반복되는 장애비하발언에 대한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원 대상 공익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국회의원들의 반복되는 장애 비하 발언에 장애인들이 국회의장과 현직 국회의원 6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차별구제 소송을 청구했다.

장애계가 국회의원의 장애 비하 발언이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투쟁해왔지만, 그 순간의 변명과 사과만 있을 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아 이제는 법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 등 5개 단체는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회의원들의 반복되는 장애비하 발언에 대한 국회의장 및 국회의원 대상 공익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당대표의 ‘벙어리’ 발언부터 지난달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외눈박이 공세’ 등 정치권 인사들의 장애 비하 발언은 여야 관계없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국회의원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 내용.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러한 발언들은 특별한 개성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사회 공동체의 통합과 연대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에게도 큰 모욕감과 좌절을 준다.

특히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들에 의해 장애 비하 발언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이들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을 도모하는 한편 국민의 권익증진과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국회의원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이에 장애인당사자 5명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장애 비하 발언을 한 21대 현직 국회의원 곽상도·이광재·허은아·김은혜·조태용·윤희숙 총 7명을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구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들 통해 원고들은 문제 발언을 한 국회의원을 상대로 원고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함과 동시에 국회의장에게는 장애인을 모욕하는 발언으로 국회법과 윤리강령을 위반한 국회의원에 대해 징계권을 행사할 것과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금지하는 규정 신설 등 적극적 조치를 청구했다.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송청구 취지 및 내용을 설명하는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 ⓒ에이블뉴스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국회의장에게 장애 비하 발언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지만, 국회에서는 아무런 재발방지대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차별적인 발언들이 계속 쏟아져 나와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9년 10월 인권위에서 더 이상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하지 않도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의견표명이 있었지만 21대 국회가 열린 이후에도 이러한 발언들이 계속 이어졌기에 21대 현직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피고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과 더불어 국회의장을 피고로 선정한 이유는 국회의장은 국회법상 국회의원을 대표하며 국회법과 관련해 윤리특별위원회에 내용을 산정하는 등 국회의원을 징계할 수 있는 징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장애 비하 발언을 한 국회의원들에게 징계권 행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왼쪽부터) 원고 조태흥 씨, 주성희 씨, 김재완 씨. ⓒ에이블뉴스

원고 조태웅 씨(지체장애)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들을 때마다 내가 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을까 원망스럽다. 정치권의 이러한 발언은 계속 지적됐다. 장애계는 여러 집단적 행위들을 했지만 그럼에도 틈만 나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은 장애인 비하 목적이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문제는 비하 발언의 목적이 아닌 우리 사회 무의식 속에 장애인 차별과 편견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래야만 국가의 권고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적 방안과 처벌로 이어지는 정책의 통로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원고 주성희(지체장애) 씨는 “장애가 장난, 희화로 사용될 때 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부정적 요소로 사용되는 것에 상처를 받았고 불편을 표시하면 나를 예민한 장애인으로 낙인을 찍어 또 다시 상처받아야 했다”면서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장애 당사자로서 법적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원고 김재완(정신장애) 씨는 “비하 발언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런 발언이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것을 모르는가. 국회의원들은 많이 배운 이들일 텐데 취약계층에 대한 감수성 도저히 배운 사람들이라고 할 수 없다. 마치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미 장애 비하 발언에 시위한 것도 수차례다. 이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야 하고 다시 문제 발언을 한다면 해당 국회의원을 징벌해야 한다”며, “장애인도 국민이다.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정신적으로 불편하다고 해서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제한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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