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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장애인도서관 대체자료 성과 ‘부풀리기’

김예지 의원, 시집 1권 149건 집계…“내실화 집중” 주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10-20 15:45:31
국민의 힘 김예지 의원. ⓒ김예지 의원실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민의 힘 김예지 의원. ⓒ김예지 의원실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대체자료를 제작하는 것이지만 대체자료 성과가 심각히 부풀려졌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이 20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7149건, 7210건, 7233건 등 평균 7200건 내외의 대체자료를 제작하고 있다. 이 대체자료 제작 건수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실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당수 부풀려 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148편의 시가 수록된 시집 1권의 경우 독서장애인용 파일 포맷인 데이지자료로 제작하면서 1권이 아닌 148건의 데이지로 처리했다.

즉 현재 국립장애인도서관의 경우 시집 1권을 시집 1건과 시 148편을 모두 더해 총 149건으로 대체자료 제작 건수로 집계하고 있으며 이렇게 계산된 제작 건수가 국립장애인도서관 전체 대체자료의 50%나 된다는 것이다.

개별 건수로 카운트된 시(데이지)의 제작현황. ⓒ김예지 의원실 에이블포토로 보기 개별 건수로 카운트된 시(데이지)의 제작현황. ⓒ김예지 의원실
2017년 사례를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전체 대체자료 제작 건수 7149건 중 앞선 설명과 같이 추가적으로 카운트된 것이 3877건으로 전체의 54.23%나 되며 이렇게 카운트된 것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대체자료 제작 건수는 3272건에 지나지 않는다.

2018년과 2019년 역시 7200여 건의 대체자료를 제작했다고 했으나 2018년에는 42.69%, 2019년에는 44.32%가 앞서 언급한 시집과 같은 방식으로 카운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부풀려 계산된 것을 제외하고 나면 결국 실제 제작한 대체자료 제작 건수는 매년 4000여건 수준에 불과하다.

2014년 국민권익위가 국립장애인도서관대체자료 제작 기간을 조사한 결과, 데이지자료 1건을 제작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46.4일, 최대 205일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 조사 결과에는 개별 시는 포함되지 않았다. 개별 시는 분량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 편을 제작할 수 있어 통계적 의미를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9년 데이지자료 제작 현황. ⓒ김예지 의원실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9년 데이지자료 제작 현황. ⓒ김예지 의원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국립장애인도서관이 2019년 대체자료 목표 건수 대비 제작 건수를 나타낸 자료에서 개별 시를 카운트해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처럼 보고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설명이다.

관련 자료를 분석해 보면 데이지자료를 제외한 모든 대체자료는 실제 제작 건수가 목표 건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유일하게 목표 건수를 초과한 것은 시를 제작 건수에 포함해 쉽게 실적을 늘릴 수 있는 데이지자료뿐이다.

전체 목표 건수를 조금이나마 초과 달성한 것 역시 데이지자료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별 시로 카운트한 것을 제외하면 데이지자료 역시 실제 제작 건수는 1605건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시집을 과도하게 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많은 시집을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신청한 것인지 의문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최근 문체부 1차 소속기관으로 독립됐으며 250만 장애인들의 지식정보 접근성 강화에 대한 시대적 사명을 띠고 있지만 보여주기식 실적 부풀리기로 장애 당사자를 비롯한 관계 전문가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예지 의원은 “매년 장애 대학생들이 학습 목적으로 국립장애인도서관에 신청하는 대체자료 5건 중 1건은 여러 이유로 제작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에서 제작 건수를 늘리기 위해 시집을 과도하게 제작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자료 제작 건수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만약 현재와 같이 대체자료 제작 건수를 카운트하는 것이 맞다면 이러한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만약 이와 같은 방식으로 모든 대체자료를 카운트한다면 다른 도서 역시 목차 단위로 구분해 등록하고 이를 제작 건수에 개별적으로 카운트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책 한 권을 몇 백개의 제작 건수로 집계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매년 발표하는 대체자료 제작 건수는 통계적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국립장애인도서관은 겉보기 성과가 아닌 장애인들에게, 특히 대체자료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기 위한 내실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가 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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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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