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향해 기습시위를 펼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오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활동가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에게 장애인 비하 발언을 사과할 것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한 것과 관련, 장애인단체 간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황 후보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끝내고 이동하려고 하던 중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회원인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전동휠체어를 탄 채 황 후보에게 다가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라”고 기습시위를 펼쳤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총련)가 12일 성명을 내고 이 같은 기습시위 과정을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장애인단체 회원의 폭력적 행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장총련은 “육중한 기계장비인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사람을 공격한 것은 분명 악질적 폭력사건이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속단체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상대정당의 후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차대한 공격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국민이 힘을 모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민주주의국가를 폭력으로 훼손시킨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와 회원은 전 국민을 상대로 석고대죄 하는 자세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자행한 활동가가 소속되어 있는 장애인단체는 그동안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활동으로 동료장애인들도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평일 퇴근시간대에 서울 도심의 양방향 도로를 점거하여 시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가 하면, 투쟁방법으로 공공시설을 훼손하는 등 장애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해 온 전력이 허다하다”면서 “특정정당 대표가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매도했음에도 형식적 대응에 그쳤다. 하지만 장애인을 지칭하지도 않은 다른 정당 대표의 발언에는 한없이 말꼬투리 잡아 폭력까지 행사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부 장애인의 과격한 활동이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의 모습이라고 비춰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라고 반민주적인 폭력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장총련 성명에 전장연 또한 13일 성명을 내고 “장총련 눈에는 뭐만 보이냐”고 장총련의 성명을 ‘막말도배서’라고 맞받아쳤다.

전장연은 “장총련은 성명서에서 ‘휠체어가 돌진’했다고 하는데,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의 전동휠체어를 타고 정치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돌진이 아니라 정당한 이동이자 민주적 소통을 위한 만남”이라면서 “전동휠체어가 ‘돌진’한다는 장총련의 성명에는 장애 감수성도 보이지 않고, 민주주의의 소통 원칙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폭력배에게는 폭력만 보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2001년 장애인이동권 투쟁부터 시작해서 20년 동안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무시·무관심·무지(3無)한 국가권력의 무책임과 사회변화를 위해 저항하고 투쟁했다. 중증장애인들의 거리에서 직접적인 투쟁으로 모든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저상버스가 도입되었으며, 활동지원서비스가 제도화되었으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다”면서 “그러나 장총련은 전장연의 투쟁을 민주주의 국가를 폭력으로 훼손시킨 불법 폭력으로 규정하며 우리를 반민주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장총련을 향해 “나름 법정단체들 모임의 체면은 갖추기를 당부한다.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역할은 눈물겹다. 그만큼 하면 족하다. ‘단지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로 발전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선거가 끝나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역할이 끝나면 장애계에서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혐오·차별발언 방지의 제도화에 대하여 토론도 함께 제안해 본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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