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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휠체어 체험, 장애인 반응 상반

“이동권 절실함 확인을”…진정성 의문 목소리도

“첫 장소 장애인 추락해 사망한 신길역 돼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9-04 18:36:55
박원순 서울시장이 휠체어를 24시간 타고 서울시의 대중교통을 경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 ‘다른 차원을 여는 이야기’행사에 참여한 청년의원들이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자, 휠체어 체험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장애인들은 박 시장의 진정성을 믿기도, 의심하기도 하고 있다. 신길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 당사자 한모씨가 숨진 후 시작된 지하철타기 행동(이하 지하철 그린라이트)에 관해 박 시장이 답도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권단체들은 서울교통공사의 책임 있는 사과, 서울 지하철 모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서울시장 면담을 촉구하며 매주 화요일 서울시청에서 지하철 그린라이트를 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지하철 모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하는 현장인 ‘서울시청역’을 찾아 박 시장의 휠체어 체험에 관해 장애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사무국장이 박원순 시장의 휠체어 체험 첫 장소가 신길역이 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사무국장이 박원순 시장의 휠체어 체험 첫 장소가 신길역이 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휠체어 체험 첫 장소 신길역 돼야”=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사무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휠체어체험에 관해 진정성이 보인다면서도 첫 체험은 신길역 휠체어리프트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신길역은 지난해 10월 뇌병변장애인 고 한모씨가 휠체어리프트 탑승을 위해 승무원 호출버튼을 누르던 중 계단으로 추락한 곳이다. 한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98일간 사경을 헤매다 결국 숨졌다.

문 국장은 “박 시장은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하고 2022년까지 모든 역사의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으나, 최근 신길역에서 장애인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려다가 추락해 사경을 헤매던 중 숨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고가 난 신길역에 방문해 휠체어 리프트를 직접 타보고,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한다”면서 “신길역 리프트를 체험하고 이 자리에서 고 한모씨의 죽음이 서울교통공사에게 책임이 있다고 사과하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 시장은 1년 간 전수조사를 실시한 후 2015년 12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시 모든 역사에 1동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 국장은 “서울 지하철 역사 중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 곳이 꽤 있다. 충무로역의 경우 경사가 굉장히 가파르고 높이도 상당하다. 6호선 구상역도 충무로역과 비슷하다”면서 “이런 곳에서 체험을 한다면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마음을 갖고 이동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이 편의시설이 잘된 곳에 가서 체험한다면 휠체어 체험은 퍼포먼스로 끝날 것”이라면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애인은 목숨을 걸어야만 지하철을 탈 수 있다. 또 다른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가 죽기 전에 약속(모든 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지하철 그린라이트 활동 외면, 박 시장 진정성 없어 보여”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는 박 시장의 휠체어 체험에 관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진정으로 장애인 이동권 개선에 관심이 있었으면 지하철 그린라이트 현장에 먼저 왔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김 활동가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장애인들과 만나서 얘기하고 해결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마음이 있었으면 지하철 그린라이트 현장에 찾아왔을 것”이라면서 “하루 간 휠체어 탄다고 장애인 이동권 해결에 큰 성과가 있을까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서울장차연은 신길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의 책임있는 사과와 박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매주 화요일 오후 지하철 그린라이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활동은 수십명의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전동차에 탑승하고 내리길 반복하는 것으로 시민들에게 장애인 이동권 현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아울러 김 활동가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에서 체험을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체험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보여주기식 체험이 되지 않으려면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휠체어 그린라이트 현장에 와 장애인들과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의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의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이동권 개선 ‘절실’ 체험 통해 살펴봐야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장애인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모른다. 하루 체험한다고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전히 알 수 없지만, 어떤 부분이 절실한지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신여대입구역은 승강장과 전동차 간 간격이 넓어 휠체어 바퀴가 빠질 정도다. 군자역은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어르신 이용객이 많아 엘리베이터 이용도 힘들다. 특히 충무로역은 경사가 가파르고 높이가 상당해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 회장은 “망가진 장비를 수리하지 않은 채 운행하는 저상버스가 꽤 있다. 저상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해도 망가진 장비 때문에 이용할 수 없다”면서 “버스정류장에 심어진 가로수 등 환경도 장애인의 이동권을 제약하는 문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 회장은 “체험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박 시장이 하루 경험한다고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전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체험을 통해)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위해 어떤 부분이 절실한지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하철 그린라이트를 마친 서울장차연은 서울시청 관계자에게 시장 면담요청서를 전달했고, 이후 자리를 이동해 서울시청 실무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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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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