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지체 중복장애인 김영민(가명)씨와 청각장애인 김철민(가명)씨. ⓒ네이버 해피빈 캡쳐

지적·지체 중복장애인 아들과 청각장애인 아버지 부자의 의료비 등을 위한 기부금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6일부터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이들 부자의 의료비, 교육비, 기타 생계비 총 990만원을 모집하고 있다. 18일 현재(3시 40분 기준) 2%인 21만 5600원이 모였다.

모금회에 따르면 김영민(가명)씨는 중학교 시절 경기를 이르킨 후 다리를 제대로 못 움직이고 있다. 걷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휠체어를 이용해야한다.

거동이 불편하다보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영민씨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용변해결이다. 간이 변기통을 놓고 엎드려서야 용변을 해결하면 비참한 감정이 찾아온다.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보니 한글과 숫자읽기도 서투르다. 주간보호센터에서 숫자를 배울 때도 생김새가 비슷한 6과 9는 매번 봐도 비슷한 것 같다. 현금인출을 위한 ATM기계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영민씨 곁에는 아버지의 돌봄이 있다. 김철민(가명)씨는 여든이 훌쩍 넘었지만 아들을 위해 일을 멈추지 않는다. 연로한 몸을 이끌면서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청소한다.

철민씨의 손에 쥐어지는 것은 적은 돈이지만 힘들어도 그만두지 않는다. 거동이 힘든 아들을 대신해 식사부터 청소까지 모든 집안일을 도맡고 있다.

하지만 철민씨도 건강이 좋지 않다. 청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고 혈압약을 꾸준히 먹고 있다. 보청기는 5년이 넘었지만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교체는 엄두도 못낸다.

이런 아버지의 헌신에 한없이 감사하지만 동시에 죄송한 마음도 갖고 있다고.

아버지가 죽고 나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는 걱정이 밀려와요. 그럼 동시에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제 살길을 걱정해야 하는 이 현실이 죄스럽죠. 차라리 아버지보다 먼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아요.”

영민씨는 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싶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을 얼마 없다. 앉아서 마늘을 까거나, 고추 꼭지를 따는 일 정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영민씨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매울 주간보호센터에 가 한글교육과 숫자교육을 받으며 공부하고,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다리이지만 걷기연습을 하며 운동에도 참여한다.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머리에 답답하기 일쑤고,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휠체어에서 넘어져 다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간간이 공병을 주워 팔기도 했다. 끙끙대서라도 혼자 해내고 나면, 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본인의 몸이 낫는다면 어디든 나가 돈을 벌고 싶다고. 직접 번 돈을 아버지께 한 번만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는 게 영민씨의 소망이다.

아버지에게 영민씨는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 “늦게 자지 말고, 늦게 일어나지 마라”며 자주 전화를 거시고, 작은 것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영민씨는 이런 아버지의 사소한 관심과 걱정에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며 제대로 된 효도가 평생소원이라고.

모금회는 “영민 씨가 아버지의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곁에 없어도 주저앉지 않도록, 영민 씨의 노력에 여러분의 응원을 보태달라”고 밝혔다.

한편 모금동참은 네이버 해피빈(http://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47011?redirectYN=N&p=p&s=s)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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