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인식과 제반 여건을 갖춘 교회와 본당의 모습을 함께 꿈꾸면 좋겠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교구장 대리 유경촌 주교는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 서울랜드 이벤트홀에서 ‘함께 가자, 희망의 축제’란 주제로 열린 ‘제35회 한자리축제’ 기념미사 강론을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주최하고, 서울가톨릭장애인복협의회가 주관한 한자리 축제는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및 가족, 자원봉사자 등 1100여명이 참석했다.
유경촌 주교는 “오늘날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로 인한 고통을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비장애인들에게도 많은 힘을 준다”며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과 어려움을 굴하지 않고 인생의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큰 울림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제반 여건이 부족한 사실은 교회나 사회나 매한가지가 아닌가 한다”면서 “장애인이 함께 해야 하다고 말하면서 말과 실제 사이에는 엄연한 간격이 있다. 그래서 비장애인 위주로 흘러가고 장애인이 나서면 부담스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유경촌 주교는 “특수학교 짓는 문재로 지역 주민들 앞에서 부모님이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는 뉴스가 참마음 아프고 안타까웠다. 지하철에서 종종 엘리베이터가 따로 없어서 계단에 있는 리프트를 이용하려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가끔씩 본다”면서 “저 방식 말고 다른 방식이 없을까? 만일 엘리베이터가 많이 보급 되고 마련이 된다면 구지 사람들 이목을 받으면서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조금 더 장애인 눈높이에서 편의시설이 마련되길 희망했다.
또한 “서울시내에 저상버스를 가끔씩 보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상버스를 이용을 하는 장애인은 보기 힘들다”면서 “그만큼 이용하는데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인 든다”고 덧붙였다.
유경촌 주교는 “한자리 축제는 단순히 장애인들에게 하루 기쁨을 주는 그런 행사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자각하고 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무지나 무감각을 반성하고 참으로 함께 살아가는 교회,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힘을 모으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당과 교회에서부터 1년 내내 한자리 축제 일수 있도록,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인식과 제반 여건을 갖춘 교회와 본당의 모습을 함께 꿈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축제는 기념미사에 이어 기념식, 장애유형별로 준비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여기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식탁이 마련됐을 뿐만 아니라 이동 편의를 위해 휠체어 리프트를 갖춘 특장버스를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행사장까지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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