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활동보조인 모습.ⓒ에이블뉴스DB

사지마비 장애인들은 활동보조를 구할 수 없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왜 가족은 활동보조를 할 수 없나요?”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의 가족 허용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0일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속 ‘활동보조 가족 허용’ 제안건수가 총 20여건에 달하며, 이중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진행했던 청원 동참 인원만 7835명이 넘었다.

또 오는 23일까지 진행중인 같은 제안에 대한 청원 참여자는 현재 4933명에 달한다.

현행 활동지원법령에서는 가족에 의한 활동보조를 제한하되, 활동지원기관이 부족한 지역, 천재지변, 수급자가 감염병 환자인 경우 지자체장의 결정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경우 활동지원급여 월 한도액의 50%를 감산 적용한다.

실제 이용자는 보건복지부 확인 결과, 올해 6월 기준 전체 이용자 6만9968명 중 92명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반면, 비슷한 돌봄 서비스인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당사자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가족인 요양보호사에게도 요양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와상장애인, 행동장애가 심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중심으로 “활동보조인을 구할 수 없다”며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 확대를 요청하는 민원이 쇄도했지만, 일부 장애계의 “자립생활 저해”라는 반대 의견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특히 복지부는 지난 2015년 제도개선자문단 회의에서 일부 매칭이 힘든 장애인에 대해 가족 활동보조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침을 세워 시범사업을 검토했으나, 반대 의견이 많아 잠정 보류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제도개선자문단 회의 안건에도 올라왔지만 자립생활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반대 의견이 많아 잘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에 의한 활동보조 허용’을 요청하는 민원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장애인 관련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링크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태.

7835명이 참여한 ‘가족 활동보조 허용’ 국민청원.ⓒ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발달장애인 (자폐성, 지적장애) 들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같은 장애라도 특징이 다 다릅니다.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위험인지를 못해 항상 신경 쓰고 돌봐야 하는 아이들은 남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합니다.

발달장애인 하루 종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힘들어도 엄마들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엄마들도 힘든데 누구한테 맡길 수 있겠습니까?“

앞서 복지부가 2015년 실시한 서비스이용자 101명, 미이용자 88명 등 총 189명 대상 수요조사 결과, 행동장애가 심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91.8%, 최중증장애인 77.8%, 신변처리 난이도가 높은 장애인 84.4%가 가족급여를 이용할 의사가 있었다.

또한 올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7 국정감사 정책자료’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같이 장애인 당사자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가족이 활동지원급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장애인활동지원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복지부는 제도개선에 대한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요구 청원도 있지만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어 구체적 검토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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