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1호선 녹천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초안산캠핑장. ⓒ박종태

서울 노원구청에서 건립하고, 노원구서비스공단에서 운영하는 ‘초안산캠핑장’의 장애인 편의가 부족, 장애인에게는 이용이 그림의 떡인 현실이다.

전철 1호선 녹천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어 차량 없이도 캠핑 장비를 들고 쉽게 방문 할 수 있는 초안산캠핑장은 지난달 25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54면의 캠핑존과 주차장 78면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 최대 216명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다. 화장실, 샤워장, 세척장, 매점 같은 기본시설은 물론 야외스파, 어린이 이용객을 위해 아름드리 목백합나무로 만든 트리하우스와 소규모놀이터 같은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한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초안산캠핑장 내부 안내도. ⓒ박종태

캠핑장은 장비를 따로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텐트와 장비를 구비해 방문해야 한다. 입장시간은 오후 1시이며, 퇴장시간은 오전 11시다. 요금은 1박 기준으로 일반캠핑(주차분리형-힐링캠핑빌리지 H1~H16) 1만5000원, 오토캠핑(파크캠핑빌리지 P1~P26, 힐링캠핑빌리지 H17~H19) 2만5000원, 데크캠핑(테라스캠핑빌리지 T1~T6) 2만5000원, 캐빈하우스(캐빈캠핑빌리지 C1~C3) 3만원이다. 미취학아동으로 7세 미만의 어린이는 부모와 같이 왔을 때만 이용할 수 있으며, 별도 요금 5000원을 내면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할인은 없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가능한데 회원가입 후 ID를 발급받아야 하며, 1일 1사이트 및 1회 최대 2박3일까지 예약신청이 가능하다. 예약 및 최소는 사용예정일 당일 오전 8시까지 가능하고, 예약 신청 후 48시간 내 미결제시 자동 취소된다.

캠핑장 입구에는 관리사무소, 화장실, 샤워장으로 가는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지만 계단에 시각장애인의 안전보행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이 같은 초안산캠핑장을 장애인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지 궁금해 9일 도봉사랑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해중 소장과 함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캠핑장 입구에는 관리사무소, 화장실, 샤워장으로 가는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지만 계단에 시각장애인의 안전보행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외부에 설치된 세척장은 자갈길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이 힘들 뿐만 아니라 세척장 밑 공간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 수도꼭지에 손이 닿지 않는다.

샤워실, 화장실, 세척장은 캠핑장 위·아래 각 2곳이 설치됐는데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여닫이이며 폭이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기 불편하다.

샤워실 옷장의 경우 밑에 공간이 없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다. 샤워기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낮은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하나도 없었으며, 샤워용 의자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샤워실, 화장실, 세척장은 캠핑장 위·아래 각 2곳이 설치됐는데 공통적으로 출입문이 여닫이이며 폭이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하기 불편하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부는 좁아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불편이 따를 뿐만 아니라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미취학아동 자녀와 부모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캐빈캠핑빌리지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 휠체어 사용인은 불편을 겪는다.

우해중 소장은 점검 뒤 “초안산캠핑장은 녹천역에서 가까워 장애인들 이용을 하기가 매우 편리하지만 장애인화장실도 불편하고 샤워실, 세척장, 캐빈캠핑빌리지 등은 장애인편의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불편하다”면서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원구서비스공단 관계자는 “(운영만 하기 때문에) 장애인들 불편 사항과 관련해서는 노원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캠핑장의 테라스캠핑빌리지 6곳, 용품점 입구에는 턱이 없어 휠체어를 사용 하는 장애인이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공통적으로 내부가 좁아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불편이 따를 뿐만 아니라 세면대 손잡이,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박종태

외부에 설치된 세척장 밑 공간에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없어 수도꼭지에 손이 닿지 않는다. ⓒ박종태

샤워기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해 낮은 위치에 있어야 하지만 하나도 없었으며, 샤워용 의자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미취학아동 자녀와 부모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캐빈캠핑빌리지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 휠체어 사용인은 불편을 겪는다.ⓒ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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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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