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진행된 평창동계올림픽 장애인 이동권 촉구 기자회견.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변경택 회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정부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밝힌 강원도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과 관련, 장애인들이 미흡하고 임시방편적인 계획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9일 서울시 송파구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직위 담당자에게 장애인 이동권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시외고속버스 장애인 접근권 확보 예산 마련, 강원도 지역 시내저상버스 도입 확대, 동계올림픽 특별교통대책 관련 장애인 이동권 대책마련 TF 구성 등이 담겼다.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강원도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 개최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 강원도를 무장애도시로 만들 것을 발표했다.

세부계획 속에는 동계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거나 강원도를 방문하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콜택시 구입비 28억원(139대분)과 시내저상버스 구입비 18억원(44대분)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휠체어리프트차량과 특장차를 준비할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임시방편적 계획일 뿐만 아니라 완전한 무장애도시를 만들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장애인콜택시와 시내저상버스의 경우 강원도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해 장애인의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시내저상버스 44대는 새롭게 증차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에서 임대하는 방법으로 도입하는 수준이라는 것.

또한 시내 이동을 포함해 타 지역에서도 강원지역을 오고 갈 수 있도록 교통수단, 즉 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저상 고속·시외버스를 만들어야 함에도 단 한마디 언급조차 없다는 설명이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상희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 10년이지만 장애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보러갈 수 없다"면서 "평창까지 갈 수 있는 (휠체어탑승 설비가 장착된 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도 스포츠를 즐기고 참여하고 싶다"면서 "장애인에게도 정당한 편의가 제공돼야 한다. 투쟁을 통해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상희 활동가는 "정부는 평창 등을 무장애 관광도시로 만든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우리는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원한다"면서 "법정 기준에 부합한 장애인 콜택시 103대, 저상버스 210대를 마련하고 지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시외버스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장애인 이동권 촉구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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