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각장애인 볼링장 이용거부와 관련 장애인생활체육권리보장공동대책위원회 강윤택 위원장과 석촌볼링장 관계자가 합의문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최근 시각장애인의 볼링장 이용을 거부한 책임자가 당사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석촌볼링장 시각장애인 이용거부 사건'에 대한 갈등이 봉합됐다.

장애인생활체육권리보장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송파구 석촌역 앞에서 시각장애인 당사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석촌볼링장은 시각장애인 볼링장 이용거부와 관련 대책위의 요구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책위의 요구는 석촌볼링장 사업주의 진정성 있는 사과, 시각장애인 볼링장 이용거부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 안전한 시설이용을 위한 가이드레일 설치 3가지였다.

본지의 지난 9일 <“시각장애인 NO” 이용 거부한 볼링장 고소> 제하의 보도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김모씨는 지난 8일 송파구 석촌동에 위한 석촌볼링장에 방문했다.

볼링장에는 대기인원이 많았고 김씨 일행은 30분을 기다린 끝에 레일을 배정받아 본격적으로 볼링을 하기 시작했다.

김씨 일행은 저시력 장애인 2명, 전맹 장애인 1명, 활동보조인 1명이었다. 하지만 1프레임(볼링에서 정하는 1게임, 볼링은 10프레임이 1경기다)을 끝냈을 무렵 김씨 일행에게 볼링장 직원이 왔고 안전상의 이유로 볼링장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들었다.

당사자들은 데스크에 있는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가 상황에 대해 설명했지만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취객도 이용을 거부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을 하고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자는 경찰에 신고 했고, 지역지구대에서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당사자들에게 각서를 쓰고 볼링을 칠 것을 중재안으로 내놓았다.

당사자와 볼링장 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자 전맹시각장애인 이모씨는 사업주를 상대로 고소와 장애인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대책위와 볼링장간 간의 합의에 따라 고소와 진정 모두를 취하할 계획이다.

현재 석촌볼링장은 볼링장 입구에 시각장애인 이용거부와 관련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내용에는 "우리볼링장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볼링장 이용을 거부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 교육을 하겠다"고 돼 있다.

(왼쪽부터)장애인생활체육권리보장공동대책위원회 강윤택 위원장과 송파구 삼전지구대 장현미 지구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대책위 강윤택 위원장은 "볼링장은 대책위의 요구를 받아들여 진정성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 가이드레일 설치를 하기로 약속했다. 볼링장의 입장에 환영한다"면서 "장애인이 생활체육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앞으로는 장애인이 생활체육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링장 이용 각서중재로 시각장애인들의 원성을 산 경찰은 당사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송파구 삼전지구대 장현미 지구대장은 "경찰은 누구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인권침해 없도록 노력해야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 일(각서중재)이 있은 이후 팀원들에게 (재발방지를 위한)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 장애인들이 불편하고 속상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이 더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석촌볼링장 게시판에 게시된 사과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생활체육권리보장공동대책위원회와 석촌볼링장의 합의문. ⓒ에이블뉴스

17일 석촌볼링장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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