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뜨란채 주공아파트는 31개 동 1992세대가 살고 있다. 1995년 건립 당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31개동 경사로 앞에 모두 설치됐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진 상태다. ⓒ박종태

"장애인주차장 문제로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어 도저히 살수가 없어 다른 아파트로 이사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뜨란채 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강인구(남, 뇌병변장애2급)씨의 참담한 상황이다.

이 아파트는 31개 동 1992세대가 살고 있다. 1995년 건립 당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31개동 경사로 앞에 모두 설치됐다.

강씨는 2002년 8월 121동으로 이사 온 당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있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비장애인 차량이 주차해 벌금을 부과 받게 되는 일이 발단이 돼서 이 아파트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모두 없어졌다.

벌금을 부과 받은 차주가 덕진구청에 민원을 제기, 관련 법령에 2005년 이후 신축된 공동주택만 해당이 되고, 1995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동대표 등에 문제를 제기해 관리사무소가 폐쇄한 것이다.

이에 강 씨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없어 불편함을 호소했고, 주민들의 이해를 구해 121동에만 다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올해 6월 경 131동으로 이사를 하면서부터다. 121동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그대로 사용하자니 거리가 너무 멀어 131동에 필요한 상황으로 설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121동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도 현재 없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아파트 관리소장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설치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동대표 등이 알고, 철거를 요구해 이뤄진 사안"이라면서 "(121동에 다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만든 건) 강 씨가 중증장애인으로 주차에 어려움을 알고 주민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고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단체 직원이 이 아파트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없는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지만 현행법규에 위반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현행 법규에 문제가 있으며 개정이 필요다"면서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설치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강 씨는 "1992세대가 살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인데 법규만을 따져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주차 문제로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어 도저히 살수 없다.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또한 "이 아파트에 나와 같은 장애인들이 이사를 오면 불편을 겪는 것은 불 보듯 번한 일"이라며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회적 인식과 함께 법의 사각지대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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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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