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를 다투는 출근길. 그리고 옆구리 터지기 직전의 지하철.

지하철에 한 쪽 발이라도 들어갈 틈이 있으면 다른 승객들을 밀어서라도 타 본 경험 있으시죠?

승차를 못해 지하철을 그냥 보낸 후, 발을 동동 굴러본 경험도 있으시죠?

만약 승차를 할 수 없어 지하철 몇 대를 그냥 보낼 수밖에 없다면, 기분이 어떠실 것 같아요?

그게 출퇴근마다 벌어지는 일이라면요?

지하철은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대중교통입니다.

비장애인들이 먼저 다 타면 휠체어 이용자는 속절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자가 먼저 탑승하면, 비장애인들도 다 탈 수 있습니다.

한 걸음의 동행, 오늘 당신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사람들이 북적이기 전 이른 오전 시간, 승강장 스크린도어 너머로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다. ⓒ오승윤

어느새 승강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휠체어 전용 탑승구에도 비장애인 승객들이 줄을 서 있다. ⓒ오승윤

커다란 시계의 초침이 오전 9시가 되기 7초전을 가르키고 있다. ⓒ오승윤

이른 오전부터 출근길에 나섰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여전히 길게 늘어선 탑승 대기줄 맨 끝에서 어쩔줄 모르고 서있다. ⓒ오승윤

북적이던 사람들이 빠지고 나서야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오승윤

'기다린다'

'나보다 급한 모양이네'

양보한다.

'출근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다음 차는 좀 낫겠지'

다시 기다린다.

'나도 타야 하는데... 그치만 내가 밀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다치잖아'

한 번만 더 양보한다.

5대가 지나가고 6대째.

"지하철이 너네꺼야? 내가 이렇게 양보해주는데 너네는 양심도 없냐?" 라고 고함칠 뻔 했다.

문 앞의 두 사람이 뒤로 비켜줘서 겨우 지하철을 탔다. 한걸음씩만 서로 나누면 되는데, 그 한걸음이 아쉽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대외협력국 오승윤 직원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기고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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