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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혐오 확산 주범 '정부·언론'

관련 전문가들, 현 상황에 ‘일침’…보도 지침 필요

당사자 함께 나서야…올바른 정보 제공, 편견 해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6-08 17:23:42
8일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질환자 사회적 혐오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8일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질환자 사회적 혐오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
강남역 살인사건 등의 사건사고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신보건 관련 전문가들이 주범으로 정부와 언론을 지목했다.

정신보건센터협회 등 10개 단체가 8일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개최한 '정신질환자 사회적 혐오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다.

묻지마 범죄가 일어날 때 마다 정부가 정신질환이 문제가 되는 것처럼 조장하고, 언론의 사회 편견을 심화시키는 보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

최근 발생한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의 여성 살인사건, 부산 폭행사건으로 인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또한 지난 1일 경찰관이 자해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를 발견한 경우 응급입원조치, 행정입원 요청 등 적극적인 경찰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정신질환자를 판단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정신질환자가 정신의료기관 퇴원 후 외래치료명령 불응시에 수검의무를 부과하고 검사를 거쳐 위험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입원조치를 실시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대다수의 언론은 강남역 살인사건 등을 두고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임을 강조하고 국내 조현병 환자가 국내에 50만명이나 되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 등 정신장애인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부산 묻지마 폭행사건 이후 쏟아진 언론사들의 기사. ⓒ네이버 화면 캡쳐 에이블포토로 보기 강남역 살인사건과 부산 묻지마 폭행사건 이후 쏟아진 언론사들의 기사. ⓒ네이버 화면 캡쳐
'정부가 혐오 조장, 언론이 확산'

나사렛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김정진 교수는 "무동기 범죄(묻지마 범죄)는 IMF이후 급증했다. 사회안정망의 부재에서 나온 이혼, 폭행 등의 문제들이 심각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범죄가 일어날 때 마다 정신장애인 때문인 것처럼 보도를 하고 병원에 수용하는 게 보호인 것처럼 대책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범죄비율을 봤을 때 정신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1/10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권력은 정신장애인이 저지르는 범죄가 특정 사회문제가 됐을 때 조작해서 묻지마 범죄로 포장하고 마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신장애인 가족 김선자 씨는 "정신장애인의 범죄는 우리사회가 제대로 된 돌봄을 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지만 언론은 (정신장애인이 살인을 했다는 등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보도를 해 정신장애인과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왼쪽부터)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김경희 교수, 정신장애인 가족 김선자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왼쪽부터)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김경희 교수, 정신장애인 가족 김선자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정신장애인 보도 지침 필요…당사자 나서야"

그렇다면 날로 높아지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혐오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서 문제제기를 하고 올바르게 잡아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염형국 변호사는 "갈수록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사회맥락을 짚지 않으면 정신장애인의 소행으로 몰고 가는 공권력의 범죄조작은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나서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정부의 잘못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올바르게 잡아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김경희 교수는 "자살에 대한 보도지침처럼 정신장애인에 대한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언론 관계자들에게 제안한다"면서 "정신질환을 보도할 때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사회구성원의 관점에서 표현을 해야 한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입각해 결정을 하고 속보 및 특종경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신장애인과 사이코패스를 무분별하게 혼용함으로서 정신장애인이 사회악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보도를 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 후 "언론은 정신장애인에 대해 보도할 때 격리수용하는 대상, 위험한 사람,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 등의 느낌을 주는 표현을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선자 씨는 "조현병은 대한민국 국민의 1% 정도가 걸리는 흔한 질병이다. 조현병 환자를 격리하고 관리하는 것보다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게 필요하다"면서 "정부차원에서 공익광고, 포스터 등을 통해 조현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편견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될 때 정신질환자를 다독여주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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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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