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한 장애부모가 아이를 끌어안고 “지난 번 처럼 내 아이를 끌어내봐라”면서 항의하고 있다.

발달장애부모들과 서울시가 발달장애인 정책에 대한 입장차에 인권침해 논란까지 더해져 ‘강대강’ 충돌 국면에 들어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9일 서울시청 앞에서 소속회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에 폭압적 인권침해 행위자 처벌·사과와 함께 발달장애인 정책요구안 수용을 촉구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에 따르면 장애부모와 당사자들은 지난 3월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정책수립을 요구하면서 정책안을 제시했다.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됨에 따라 서울형 발달장애인 권익보호와 복지지원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서울시는 발달장애인 정책안에 대한 수정안을 요구했고 부모들은 4월 11일 발달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6개 주요 정책을 최종 제안했다. 이후 4월 18일 정책요구안 수용 촉구 기자회견, 요구안에 대한 서울시 복지본부장 면담(4월 25일), 협의(5월 4일)가 진행됐다.

충돌국면을 만든 사건은 어린이날 전 날인 4일 벌어졌다. 서울시 복지정책과로부터 대부분의 안에 대해 불가함과 함께 작년에 약속한 중증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25개소도 5개만 설치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것.

현장에 있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은 서울시의 무성의한 답변에 항의했고 시청 직원들은 점거농성에 돌입하려던 장애부모와 장애당사자들을 시청 밖으로 끌고나왔다.

이 과정에서 장애아동을 붙잡고 있는 부모들을 억지로 분리시켰고 부모들은 폭행 등 인권침해에 대해 격렬히 저항하다 어깨파열과 허리부상 등 상처를 입게 됐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먼저 끌어내 놓은 발달장애 아이들 중 두 명을 잃어버렸다가 1시간 만에 찾는 소동도 벌어졌다.

(왼쪽부터)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김남연 대표와 발달장애 부모 박인용씨,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정지숙 서대문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에 가입을 못하고 가족과 같이 살기 때문에 임대아파트도 분양 못받는다. 이러한 이유에서 발달장애인 정책안을 제시했지만 서울시는 인권탄압으로 대응했다"면서 "왜 우리가 인권탄압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발달장애 당사자를 끌어낸 책임자를 처벌해야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발달장애 부모 박인용씨는 "2000년전 군사국가인 스파르타는 장애아이가 태어나면 절벽에서 떨어뜨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발달장애인 지원하는 정책을 요구하러 나온 부모와 아이들을 로비로 끌어내 밖으로 던졌다"면서 "장애아이를 학살하던 스파르타와 서울시가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정지숙 서대문지회장은 "수 년전부터 진행된 서울시 탈시설 정책으로 그나마 수급자가 갈 수 있던 생활시설마저 모두 차단돼 서울시 발달장애인은 부모가 죽어도 갈 곳이 없다. 우리가 제시한 정책요구안은 이러한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서울시는 발달장애인 정책을 조속시 세우고 시행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4일부터 서울시청 후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장애인부모연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책임자 처벌과 정책안이 수용될 때까지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회원들이 서울시를 향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시청 앞에 모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회원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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