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앞에서 열린 '2016 장애인복지예산 국회통과 규탄 기자회견'에서 한 장애인이 장애인 예산을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을 두고 장애인들이 절망에 빠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단체는 9일 국회 앞에서 '2016 장애인복지예산 국회통과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 정부와 국회를 향해 현실성 없는 예산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통과된 장애인복지예산은 쥐꼬리만큼 증액됐다.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예산은 5008억 9000만원으로 지원급여 3% 인상, 단가 9000원에 그쳤다.

또한 고속·시외 저상버스 시범예산 16억원은 모두 삭감됐고, 여성장애인의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숱하게 외치고 요구했던 교육관련 예산은 고작 1억 6000만원 증액된 16억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정부는 복지부의 “여성장애인교육지원사업”과 여성가족부의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대 지원 사업”을 유사중복이라는 이유로 내년부터 복지부로의 통합을 결정했다. 정부 예산안도 복지부가 신청한 26억중 14억만 국회에 넘겨졌다.

이에 분노한 여성장애인들은 기자회견, 1인시위 등을 통해 예산 증액을 요구해왔고 국회 예결위에서 6억800만원이 추가 증액됐으나 지난 3일 최종 통과된 여성장애인 교육관련 예산은 1억5900만원 증액에 그치고 말았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하는 장애인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소득기준에 따라 인공호흡기 사용 장애인에게 자부담을 부과하는 정책은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내년부터 인공호흡기 대여료 및 소모품 지원은 기준금액 또는 실 구입액 중 적은 금액의10%, 기기형태나 소모품의 지원 종류에 따라 월 4만 6000원부터 6만 5000원의 본인부담액이 발생하게 된다.

(왼쪽부터)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과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소장,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은 "(통과된 예산을 살펴보면)정부는 호흡기가 없으면 살 수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재정이 부족하니 개인이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식의 말도 안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는 "내년도 여성장애인 예산은 26억원으로 보건복지부 전체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000287%이다. 이 중 16억원은 112만명의 저학력여성장애인의 기초학습능력증진 사업에 쓰라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여성장애인들이 대접 받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복지재정효율화 명목으로 지자체의 유사중복사업을 정비한다고 한다. 복지재정 효율화로 과연 누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서 "광화문 농성장에 영정사진이 부족한 것 같다. 조금 더 가난해지고 차별을 못이겨 죽는 재물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소장은 "중증장애인과 여성장애인들의 예산을 줄이는 것을 국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예산 때문에 장애인들은 죽을 수도 있다"면서 "예산이 줄면 우리는 사람의 자리에서 짐승의 자리로, 지역에서 시설로 가야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우리를 사람 대접 안해주니 우리가 투쟁해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당연한 권리를 찾는데 기쁨 마음으로 함께 하자"고 덧붙였다.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분노를 운운하면서 온갖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정작 장애인의 생존과 관련한 예산은 날려버렸다"면서 "내년 11월까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이 정부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어떤 꿈을 갖고 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예산이 잘려나가는 통탄의 분노를 가슴에 세기면서 오늘 기자회견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반드시 힘을 모아서 국민의 분노가 무엇인지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국회 앞에서 열린 '2016 장애인복지예산 국회통과 규탄 기자회견'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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