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실장이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에이블뉴스

현재 점자표지판이 단순 정보 제공, 점자 활용의 저조로 인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음성태그가 부착된 점자음성표지판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팀장은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점자음성표지판 표준 및 활성화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시각장애인 80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제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최근 서울 시내 시각장애인 복지관 8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자의 80%이상이 시각장애 1급의 40대 이상이다. 준맹과 저시력의 합보다 2배 이상으로 전맹의 비율이 높은 것. 이들의 78.8%는 점자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점자표지판을 사용하는 경우는 65%, 52명에 불과했다. 주로 사용하는 장소는 계단 손잡이(38.5%), 스크린도어(29.8%), 엘리베이터 내외부 조작판(26%) 등이었다.

반면 설치 장소가 부족하고, 닳아있는 등의 주요 불편사항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 쓰인 정보가 부족하고, 정보의 오류가 있다는 불만도 있었다.

개선사항으로는 10명중 6명인 49명이 음성 안내의 추가를 원했다. 이어 설치 장소 확충 21.3%, 상세 정보 추가와 유지 관리 보완은 각각 7.5% 순이었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76.3%로 높았다.

강 정책실장은 “분명 점자를 통해서 편의시설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표기 공간의 제약을 받아서 다양한 정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다. 점자를 모르는 시각장애인들의 경우도 제한적인 부분”이라며 “1차원적 점자 표기에서 음성인식이 부착된 점자음성표지판의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정책실장이 제안한 점자음성표지판 표준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이 설치된 점자표지판의 정보를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편의시설로, NFC와 점자 음성변환코드를 활용해 700자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기본 실명 외에 방향 안내, 안내 전화, 비상구 정보 등의 상세 정보의 제공이 가능한 것. 이용 방법은 스마트폰의 접근성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점자 음성태그에 접촉하면 음성으로 정보를 안내하는 것이 기본사항이다.

적용 장소는 원칙적으로 기존 점자표지판과 병행해 설치하도록 했다. 단, 계단 및 복도 손잡이의 점자표지판은 제외다.

(위)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점자음성표지판 표준 및 활성화 방안 마련 토론회’ 모습 (아래)점자음성표지판 적용 사례.ⓒ에이블뉴스

강 정책실장은 “내년부터 진행되는 ‘제4차 장애인 편의증진 5개년 계획’에 점자음성표지판 도입이 들어가 있지만 실질적 도입을 위해서는 편의증진법과 교통약자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며 “민간 분야에서는 점자안내판 시안 검토 시 의견서와 함께 NFC 태그를 발송해 보급하고 설치를 권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김호연 교수도 “점자는 풀어쓰기 방식으로 제시해야 하며 촉지해야 하므로 주어진 범위에 제공할 수 있는 점자 정보의 양은 적을 수 밖에 없다. 자세한 문의처 등의 정보 제공을 포함하고 있지 못해서 점자를 아는 시각장애인에게도 오히려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점자음성표지판은 시각장애인은 물론 글씨를 잘 읽지 못하는 읽기장애인이나 외국인 등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이다. 지난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시범도입해보니 효과적이었다”며 “빨리 시도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보이스아이 박호성 이사는 “점자음성표지판은 사용자 필요에 따라 다양한 정보의 입력이 가능하고 비상구 정보 등의 상세정보와 기벽면의 안내판 등 모든 곳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점자음성표지판 표준 지침 마련과 함께 법률 및 제도적 장치 등의 활성화 방안도 신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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