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복지축소 및 사회보장 정비방안 철회 범장애계 전국집중결의대회'에서 한 장애인이 '동지들의 피로 만든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투쟁으로 지켜내자'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정부의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철회를 촉구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여의도에 울려퍼졌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22개 단체로 구성된 복지축소및사회보장정비방안철회범장애계공동대책위원회(이하 복지축소철회장애계공대위)는 27일 여의도 이룸센터 맞은편에서 '복지축소 및 사회보장 정비방안 철회 범장애계 전국집중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이하 정비방안)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권리와 생존권을 위협하고 순수 지방보조금으로 운영 중인 장애인 관련 예산은 물론 사회약자의 권리를 박탈하려 하기 때문.

정비방안은 국무총리실 산하의 사회보장위원회가 최근 의결한 것으로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실시하는 사업 중 1496개의 사업을 유사, 중복 사업으로 규정·정비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정비 방안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고, 정비방안을 따르지 않는 지자체에 대해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만드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에는 참여연대 등 전국 72개의 시민사회단체가 국회 앞에서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정비방안 철회를 막기 위한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라 복지축소철회장애계공대위는 정부의 정비방안을 반드시 철회시키고 중증장애인의 생존권과 복지축소 저지를 위한 싸움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왼쪽부터)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김태균 투쟁위원장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마포구지회 김동희 회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김태균 투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버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장애인 지원사업들을 유사중복사업으로 묶고 장애인들의 목숨을 얽매고 있다"면서 "오늘 집중결의대회를 통해 우리의 목숨을 지켜내자"라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우리가 10년전 한강대교를 기어서 건너고 농성을 하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제도화 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공하는 적은 활동보조시간 때문에 동지들이 죽었고 이를 묵과하지 못한 지자체들이 활동보조서비스 추가지원을 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의 만행에 굴하지 말고 사회보장정비사업을 철회시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마포구지회 김동희 회장은 "서울시는 현재 100명에게 활동보조 720시간을 지원하고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2~3명에게 모자란 시간을 보조하고 있다. 지자체가 추가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죽음에서 탈출할 수 있던 것"이라면서 "유사중복 사업으로 지자체의 추가 지원 시간을 없애는 것은 중증장애인을 죽이려는 사형선고와 같다. 지장협은 사회보장정비가 철회될 때 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는 "정부가 사회보장사업 정비를 통해 유사사업을 통폐합하고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압박하자 지자체들은 이때다 하고 장애인 예산을 삭감하려 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에게 지원사업은 삶의 원동력이다. 장애인들이 살 수 있도록 지자체의 결단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중증장애인들이 칼날 같은 바람과 추위를 견디고 거리투쟁과 천막농성, 단식농성을 통해 활동보조서비스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으로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은 물론 복지예산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정부는 정비방안을 즉시 철회하고 복지예산을 확대해 장애인의 안전한 삶과 권리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한편 집중결의대회를 마친 장애인들은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해 김무성 대표 면담 요구서를 전달했다.

현재 김 대표가 지방에 있는 관계로 다음 주 내에 만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장소와 일시 등 내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축소 및 사회보장 정비방안 철회 범장애계 전국집중결의대회'에서 장애인들이 사회보장 정비방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24일 열린 '복지축소 및 사회보장 정비방안 철회 범장애계 전국집중결의대회'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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