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가 설치될 예정인 지하철 종로3가역 8번 출구 앞. ⓒ박종태

장애인이동권 공익소송 2년만인 지난해 8월경 서울중앙지법은 지하철 종로3가역 1호선 12번 출구, 3호선 8번 출입구에 장애인용 승강기(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과 함께 구조상 일반 승강기 설치가 어려운 1·3호선 환승통로에 특수형 승강기를 연구개발해 설치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후 서울메트로는 12번 출구에 승강기 설치를 완료했고, 1·3호선 환승통로에 특수형 승강기 설치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20일 착공을 하고, 종로구청에서 굴착 심의 후 인허가를 받은 8번 출구 승강기 설치 공사는 최근 한 상인이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공사가 늦춰지고 있다.

승강기 설치 장소와 가까운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은 민원을 통해 “위치적으로 불편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설치하려는 위치에 설치를 안했으면 한다”면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현재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려는 위치는 유동적 인구가 매우 많다. 그런데 불과 약 2미터정도 되지 않는 도보에 버젓이 생긴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이로 인하여 사람들이 그 도보로 많이 다니지 않는다면 그 곳에 위치해 있는 저희 가게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하루 가게 생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는 없는지 적어도 상인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8번 출구와 거리적으로 가까운 2-1번 출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굳이 2-1번 출구와 1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8번 출구에 설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 설치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8번 출구의 현 위치가 적정한 것으로 결정되어 서울메트로가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승강기 설치 시 일반 보행인, 주변 상인들에게 다소 불편함을 끼칠 수 있지만 설치 후 주변 환경정비, 승강기 이용객 증가 등으로 주변상가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편의시설 공사가 소규모로 많은 개소에서 시행되는 공사인 관계로 주민 의견을 사전에 반영하기가 곤란하고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과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공사인 관계로 시간·공간적 제한이 많아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임을 널리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종로3가역에 설치된 2-1출구 승강기와 관련 “사유시설물이므로 장애인 진출입을 위한 공공시설 및 환승시설이 없고, 현 위치 외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공간이 없음을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1출구 승강기의 경우 승강기에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가 자주 부딪쳐 고장이 많아 수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는 고장이 자주 일어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른 다는 것을 반증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이해와 설득을 시킨 뒤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종로3가역에 설치된 2-1출구 승강기는 고장이 난 상태였다. ⓒ박종태

지난 17일 종로3가역에 설치된 2-1출구 승강기에 고장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