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담 하슬림(사진 좌)씨와 오유터그스 바야라(사진 우) 씨가 ‘장애와 삶 그리고 비전’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장애에 대해 좀 더 수용가능한 미래를 꿈꿉니다. 장애인들의 삶에 안정을 줄 수 있는 상담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17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국제장애청년컨퍼런스’에서는 인도네시아, 몽골, 캄보디아, 인도 등 8개국 아·태 장애청년들이 ‘장애와 삶 그리고 비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사람은 장애청년 대표조직인 영 보이스의 인도네시아 청년대표를 맡고 있는 식담 하슬림(25, 시각장애)씨였다.

식담 씨는 5년 전 자동차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었고, 당시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력이 모든 것은 아니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일을 하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영 보이스 대표 이외에도 국제학교의 선생님,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식담 씨는 “영국의 필립 왕자로부터 유명한 상을 수여받기도하고 지난해 1월에는 인도네시아 법무국에서 장애인의 총선 참여권 보장을 위해 나를 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면서 “사실 장애라는 게 끔찍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나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우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식담 씨는 “장애는 단지 조금 다른 것이라고 생각 한다. 장애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일을하며 독특한 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해 사람들 마음 속 편견을 바꾸고 싶다”면서 “장애인의 권리를 증진하고 옹호하기 위해 평생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몽골시각장애인연합에서 대회홍보 및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오유터그스 바야라(34세, 시각장애)씨가 발표자로 나섰다. 오유터그스 씨는 몽골시각장애인연합에서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원래 번역 일을 했다던 그녀는 2003년 약을 잘못 복용해 시력을 잃고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3년 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그런 그녀의 삶이 바빠지기 시작한 건 어느 날 어린 여동생, 엄마와 함께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교육과 몽골시각장애인연합에 대해 알게 되면서부터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로부터 여러가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던 그녀는 교육을 통해 컴퓨터 사용법에 대해 배웠고, 컴퓨터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되자 몽골시각장애인연합으로부터 자리가 났으니 함께 일해 보자는 권유를 받았다.

오유터그스 씨는 “시력을 잃기는 했지만 새로운 삶을 얻었고, 계속해서 꿈을 꾸고 있다”면서 “장애에 대해 좀 더 수용가능 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들의 삶에 안정을 줄 수 있는 상담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센터 한 가운데 라운지가 있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멋진 공간을 상상하고 있다”면서 “학자금을 지원받아 내년이면 미국에서 심리학과 재활학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오유터그스 씨는 “장애는 접근성이 있을 때 장애가 아니다”라면서 “장애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지난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국제장애청년컨퍼런스’ 전경. ⓒ한국장애인재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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