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농아인들이 여의도에서 '수화언어법 제정'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농아인의 날(6월 3일)’ 전국의 농아인들이 서울에 운집, 조속한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아인협회는 3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전국의 농아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 농아인들의 염원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4월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수화 언어 관련 법안에 대한 병합심사가 관광진흥법 개정안 여파로 무산, 여야가 오는 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기로 잠정합의한 ‘6월 국회’에서 병합심사와 통과가 이뤄져 제정돼야 한다는 것.

현재 교문위에 계류 중인 수화 언어 관련 법은 '한국수화언어 기본법안'(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 대표발의), 수화기본법안(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대표발의), '한국수어법안'(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 대표발의), '수화언어 및 농문화 기본법안'(정의당 정진후 의원 대표발의)이다.

또한 교문위 전문위원이 병합심사를 위해 만든 수화언어 관련 법 통합조정안에서는 명칭을 ‘한국수화언어법’으로 정했다. 내용에 있어서도 수화연구기관·수화심의회 설치와 수화교육·수화통역 지원 등의 사항이 담겨 있으며, 농 문화, 농 정체성, 농가족 지원도 포함돼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사진 가운데)과 관계자들이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요구서를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회장은 “현재 정부는 장애인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정책을 개선하고 있지만 우리의 피부에는 와 닿는 것이 많지 않다”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언어로서 수화에 대한 정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는 수화언어 관련 법안이 4개나 계류 중에 있다. 지난 3월 초 국회에서는 입법공청회를 했지만 법률제정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법 제정을 조속히 하지 않으면 우리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회는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상임공동대표는 “수화언어법이 오랜 시간동안 제정이 안 되고 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의원들이 제정을 안 해주면 우리 스스로가 제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수화언어법을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 하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농아인들은 가두행진을 벌이며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당사를 방문해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요구서한’을 전달했다.

한 장애인이 '수어는 농인의 언어 한국서화언어법을 조속히 제정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당사를 방문해 요구서한을 전달한 농아인들은 각 정당들의 관계자들로부터 '수화언어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아인들은 또한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의 1차 관문인 상임위 심사를 촉구하는 일환으로 교문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도 요구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농아인협회는 이룸센터에서 ‘제19회 농아인의 날 기념대회’를 열어, 유공자에 대해 시상했다.

이날 데프미디어 박재현 단장이 올해의 농아인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제주특별자치도농아인협회 하승옥 감사, 경상북도농아인협회 상주시지부 임병론 지부장, 강원도농아인협회 원주시지부 곽호상 이사, 한국농아인협회 기획과 김현철 과장, 대구광역시농아인협회 이영희 수화통역사 등은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충청남도수화통역센터지원본부 정희찬 본부장과 한국농아인협회 총무부 신세진 대리가 한국농아인협회장 표창, 강원도농아인협회 원주시지부 유경미 부장과 경상남도농아인협회 진주시지부 김선주 과장이 올해의 수화통역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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