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림원 사건 피해자 김윤경씨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에이블뉴스

성추행, 횡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사회복지법인 향림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4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최동익 의원, 향림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림원 사건 관련 긴급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사회복지법인 향림원은 60년의 역사를 가진 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 및 직업재활 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산하에 특수학교인 동현학교, 품안의집, 향림재활원 등 여러 시설을 두고 있으며 국가보조금만도 연간 85억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향림원의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해 3월. 품안의집 뇌병변2급의 여성장애인이 시설종사자로부터 발로 사타구니를 밟히고, 발로 똥침을 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이를 남자친구인 윤모씨가 문제 제기했으나 시설 측은 “단순한 장난”이라며 무마시켰고, 이후 국가인권위에 진정했지만 시설 측이 ‘강제 퇴원 조치’ 등의 협박으로 인해 진정을 취하시켰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이 같은 부당한 처사에 7월 시설장 중 한 사람이 감사원에 향림원의 여러 비리에 대해 신고했고, 사건은 경기도 광주시로 이첩됐다.

이후 광주시가 신고한 내용 중 법인과 시설통합 6개 분야 15건을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먼저 후원금 횡령 정황이 포착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회계운영 부적정, 이사회운영 부적정, 노동력 착취, 종교 강요 등 인권침해, 근무상황 등 장애인복지시설 운영 관련 부당행위가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 행정처분(1차 위반 개선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후원금 횡령과 관련 수사 후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했다. 여기에 장애인 성추행 사건도 경기도경찰청 성폭력전담 수사팀이 수사한 뒤 검찰로 넘겼다. 현재 검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비대위와 광주시의 합의에 따라 향림원과 산하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특별회계, 행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장애인 인권침해 실태점검도 앞두고 있다.

이날 한동식 비대위원장은 “향림원은 성명서를 통해 각종 언론을 동원, ‘비리가 아닌 단순 행정적 착오다, 성추행은 장난으로 조사할 필요가 없고 횡령도 너무 경미한 사건’이라며 변명했다”며 “성추행을 당한 이용자는 극심한 2차적 피해를 입고 있으며 회계 상 서류들은 새로이 만들어지고, 원본은 불태워지고 있다. 증거인멸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경기도 광주시는 감사를 위해 제출받은 서류들 원본을 감사도 하기 전에 다시 향림원에 반출해 서류의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건은 얼마든지 은폐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 수사 당국은 낮잠을 자고 있다. 긴급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위법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향림원 사건을 보며 비리의 연결구조가 얼마나 깊은가 생각이 든다. 향림원은 아주 큰 사회복지법인인데 성추행부터 여러 가지 비리가 드러나고 있고 인권침해 상황 등이 많이 밝혀져 있다”면서도 “지난해 12월 검찰에 송치가 됐음에도 아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은 검찰도 그 비리구조에 끼어있지 않나라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검찰에서 수사를 늦추면 국회에서 엄격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동익 의원은 “도가니 이후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개혁인데 향림원 사태는 교육청과 특수학교의 비리 연결고리, 시설과 지역공무원의 연계가 가장 큰 문제다. 교육계와 지역공무원 연결고리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제2,3의 향림원 사건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피아의 연계 비리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사건의 당사자 김윤경씨, 학부모 등이 참석해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김윤경씨는 “되게 힘들었다. 인권침해당하고. 거기(향림원)있는 친구들이 너무 불쌍하다. 거기 있는 애들도 나오고 싶은 애들인데”라며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눈물을 쏟았다.

동현학교 학부모 이선옥씨도 “저는 자폐성 장애아를 둔 엄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에이블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이 22일 기자회견에서 향림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긴급히 진행되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에이블뉴스

국회의원 우원식 의원, 최동익 의원, 향림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림원 사건 관련 긴급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야 한다고 촉구했다.ⓒ에이블뉴스

향림원 비리 의혹 등에 관한 추후보도문

본보는 지난 2015년 2월 13일, 2015년 4월 22일, 2015년 7월 28일 각 기사에서 향림원 비리 의혹 등에 관한 보도를 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동현학교 증축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동현학교 교직원 식비에 관한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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